러-우크라 경제적 '형제관계'도 끝낸다, 경제전쟁 개시
러-우크라 경제적 '형제관계'도 끝낸다, 경제전쟁 개시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1.02 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 대우크라 경제 보복 조치 발령, 우크라 즉각 선적중인 철강제품 압류
우크라 대통령 큰 아들은 제재 대상이나 대통령 기업은 대상에서 빠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경제 보복의 칼'을 뽑았으나, 우크라이나가 자국 항구에 정박 중인 선박을 억류한 뒤 러시아 제품을 압류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 조치로 맞서 양국의 '경제 전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철조망이 상징하는 크렘린의 대 우크라 경제제재. 하지만 뒤틀린 이미지속에서 러시아의 고민을 읽는다/ 출처: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1일 러시아인과 러시아 기업(법인)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비우호적 행동에 대한 보복 조치로 우크라이나 국민 322명과 기업(법인) 68개의 자산에 대해 동결명령을 내렸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서명한 정부 명령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 직원 등 정부 고위 인사, 의회 의원, 헌법재판소 재판관, 기업인 등과 에너지, 화학, 농업, 광산 분야 등의 대기업들이 제재 목록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안보수석 역할),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 유리 루첸코 검찰총장, 안드레이 파루비 의회 의장 등이 포함됐으며 내년 대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와 포로셴코 대통령의 큰 아들도 명단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최대 농산물업체 '미로놉스키 흘레보프로둑트', 철강 업체 페르엑스포 등 유력 기업들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최대 부자 출신의 포로셴코 대통령이 지배하는 기업은 명단에서 빠졌다. 티모셴코 전 총리가 '최악은 피했다'고 반응하는 이유다.

이번 조치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지만, 실제적으로는 자국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부공정 제한 조치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이다. 러시아정교회 소속의 우크라이나정교회의 분리 독립도 보복 결단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마리우폴리 항 모습/ 사진출처: 트윗

 

러시아의 제재 발표에 우크라이나는 자국 항구 마리우폴리항에서 러시아 철강제품을 환적중인 리베리아 국적의 선박을 억류하고 3천톤 규모의 철강 제품을 압류한다고 발표했다. 억류된 선박은 알체프스키 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제품을 싣고 벨기에로 향할 계획이었다. 알체프스키 제철소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당국의 수송로 차단으로 생산을 중단했다가 다시 가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그동안 '형제 국가' 우크라이나의 대러 제재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미국 등 서방의 제재조치와 같은 선상에서 일괄 대응한 것이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는 지속적으로 대러 제재 목록을 확대해 왔으며, 지난 5월을 마지막으로 총 1천740여 명의 러시아인과 750여 개 법인이 제재 목록에 올라 있다. 

잘 알다시피 두 나라는 지난 2014년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계기로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반환을 줄기차게 요구하게 요구하면서 서방의 묵인하에 기회가 되면 러시아를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공격하곤 했다. 러시아로서는 이젠 더이상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경제적 보복 조치를 취했다고 보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