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 러시아 고려인들이 주목하는 한국기업 투자 "바로 여기!"
극동 러시아 고려인들이 주목하는 한국기업 투자 "바로 여기!"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1.03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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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중국 연계 비즈니스 큰 타격, "한국 기업 오세요"
값싼 노동력 이용한 식품가공, 특산물 재배및 가공, 관광업 투자 적기

러시아로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 혹은 기업인들에게 가장 큰 장점은 극동 러시아 연해주 각 지역에 퍼져 있는 고려인의 존재이다. 구 소련의 개방 초창기에 우리 기업의 진출에 큰 도움을 주었지만,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 때와 달라진 건 어눌하게나마 한국어를 구사하던 세대가 은퇴하고, 그들의 자녀 세대가 스스로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사실 정도가 아닐까? 이들을 한-러시아 경제 교류및 협력에 끌여들이려는 노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다행히 KOTRA 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이 최근 우수리스크 고려인문화센터에서 고려인 기업가 15명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고려인 사업가들은 간담회에서 지난 몇년간 러시아의 경제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며 한국(기업) 측의 적극적인 연해주 진출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들이 겪은 어려움은 예상 가능하다.

우선 국제유가 하락과 서방의 대 러시아 경제제재 등에 따른 루블화의 가치 하락. 
고려인들은 중국에서 생필품을 수입 판매하거나, 중간재 혹은 원부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판매하고 있는데, 루블화 가치가 반토막 나면서 수입 단가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타산이 맞지 않으니 공장을 돌릴 수 없고, 고려인 젊은이들이 한국, 중국 등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났다.
 

러 연해주 우수리스크 생필품 가게/사진출처: Okosmetik.ucoz.club
러 연해주 우수리스크 생필품 가게/사진출처: Okosmetik.ucoz.club

고려인들은 한국기업과 합작으로 식품가공 공장을 지어 떠나는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예를 들면 김치 공장이다. 한국 식품기업은 대부분 현재 중국에서 김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루블화의 가치 하락으로 연해주 인건비가 중국보다 저렴해졌다고 한다. 

우수리스크에서 식당과 함께 김치공장을 운영 중인 한 사업가는 “연해주에 김치 공장을 세우면 수익성과 경쟁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해주는 청정지역인 데다 토지 또한 비옥해 배추 등 채소 재배에 최적이라고 한다. 더욱이 러시아 정부는 유전자변형(GMO) 식품의 제조, 유통, 판매를 금지하고 있어 유기농 식품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을 맞출 수 있다. 고려인들이 한국기업의 투자를 원하는 분야는 또 연해주 특산품 재배및 가공 분야다. 러시아산 차가버섯이 이미 한국에서 인기 특산품으로 자리를 잡았고,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자연산 송이버섯, 더덕 등의 재배도 괜찮다고 한다. 중국산 농·특산물에 대한 한국의 인식이 좋지 않는 상태이니, 연해주에서 새로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기후온난화에 따라 연해주에서 인삼 재배도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연해주 토양에는 인삼 재배에 필요한 게르마늄 성분도 많다고 한다. 이같은 특산물 재배에는 기본적으로 연해주의 값산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다. 
 

우수리스크 조선족 식당/ 사진출처: newsvl.ru
우수리스크 조선족 식당/ 사진출처: newsvl.ru

한국 기업이 직접 투자할 또다른 분야는 호텔 등 관광분야다. 여행을 소재로 한 연예프로그램이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제작되면서 연해주를 찾는 한국 관광객이 최근 급증했다. 블라디보스토크와 가까운 우수리스크는 일제 독립운동의 주요 근거지여서, 이상설 유적비와 최재형 생가 등 돌아볼 독립 운동 유적지가 많다. 블라디보스토크과 우수리스크를 잇는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숙박시설만 확충하면 관광 붐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우수리스크에는 아직 4성급 호텔 등 숙박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KOTRA 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은 “식품 가공, 특산품 재배 등에서 고려인들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러시아에 진출할 한국 기업이 있다면, 양쪽 모두에게 큰 비즈니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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