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시베리아 호수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운좋은 개
얼어붙은 시베리아 호수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운좋은 개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1.15 0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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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주 호수에서 빙판에 얼어붙어 죽음을 기다리던 세인트버나드
훈련중인 소방대원들이 발견, 구조한 훈훈한 '사바까(개) 스토리'

동토의 나라답게,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은 이미 영하 10도로 떨어졌다. 호수는 이미 얼어붙었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날씨를 예견하지 못한 불행이 동물세계에서는 간혹 벌어진다.

호수가 얼음이 아직 얇은 줄 모르고, 지나가다 얼음이 깨져 빠지는 경우다. 허우적거리다가 기온이 더 떨어지면서 팔다리가 빙판에 얼어붙는다면 최악이다. 이 위급한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동물을 구할 수 있다.

그 생생한 장면이 최근 러시아 언론에 방영됐다. 호수 한가운데서 얼음속에 갇혀 죽어가던 개가 가까스로 구조되는 장면이다. 무대는 시베리아 치타 주의 한 호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훈련차 썰매 보트를 타고 호수를 지나던 자바이칼스크(Zabaikalsk) 소방대원들이 11일 호수의 빙판에 갇힌 개 한마디를 발견, 구조에 성공했다. 러시아에서 개인 경비견으로 주로 키우는 세인트버나드 종이었다.

소방대원은 "훈련 중에 개가 호수에 얼어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호수를 건너려다 빠진 것으로 보이는데, 보기 힘든 광경"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방송 캡처
러시아 방송 캡처

그렇다면 그 개는 왜 호수를 건너가려고 했을까? 갑자기 추위가 닥쳐오자, 호수 한 켠에 자리잡은 화력 발전소쪽으로 갈려고 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겨울 강추위를 그곳에서 따뜻하게 지냈을 가능성도 있다. 아니면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아 따뜻한 곳으로 찾아가던 길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위험한 시도였다.

 

******* 호수속에 빠져 얼어붙은 사바까(개) 구하기 ***********

동영상을 보면 개의 뒷다리와 꼬리는 깨진 얼음에 빠진 채 그대로 얼어붙었고, 버둥거리던 앞발과 몸통의 털 역시 얼음 표면에 달라붙어 있다. 도저히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꽁꽁 언 채로 호수 한가운데에 갇혀버린 것이다. 

당시에도 영하 10도의 매서운 추위가 계속되었다고 하니, 소방대원들에게 발견되지 않았으면, 그 개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자기 집 애견이든, 떠들이 개든, 개라면 사죽을 못쓰는 러시아 사람들이니, 얼음에 갇힌 개를 구하기 위해 소방대원은 신중하면서도 재빠르게 구조에 나섰다. 

영상을 보면 한 소방대원이 마치 위기에 빠진 사람에게 "조금만 더 용기를 내세요. 바로 구조해드릴게요"라고 안심시키듯이 개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은 뒤 개 주변의 얼음을 검사한다. 그리고 소방대원들은 개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주변의 얼음을 깨고 있다. 

소방대원들은 개를 구조한 뒤 썰매 보트에 묶어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개는 특별한 부상을 입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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