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이 야당 출신 지방 정부 새 수장들을 몇 개월째 피하고 있다는데..
푸틴 대통령이 야당 출신 지방 정부 새 수장들을 몇 개월째 피하고 있다는데..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2.12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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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예상을 깬 블라디미르 하바로프스크 하카시아자치공 지방 수장에 야당 출신 당선
새 지방 수장에게 축하 인사는 물론 면담 기회조차 주지 않아 '대통령스럽지 않다'는 평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야당 출신 지방 수장들을 홀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이 지원한 여당 후보들을 제치고 당선된 야당 후보 3명에게 당선 축하 인사도 전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면담 요청은 유야무야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당선자들을 크렘린으로 불러 축하해 온 관례를 깨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포항에서 열린 한러지방협력포럼에 참석한 세르게이 푸르갈 하바로프크주 주지사/사진 출처:인스타그램

야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은 모스크바 인근의 블라디미르 주와 시베리아 하카시야 공화국, 극동 하바로프스크 주다. 연해주에선 여당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근소한 차로 승리했으나, 부정선거 논란에 오는 16일 재선거를 치른다. 

러시아 지방 수장들은 원래 임명직이었다. 2012년 총선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지자, 푸틴 대통령이 선거법을 개정했고, 그 결과 지방 정부 수장에 대한 직선제가 도입됐다. 그럼에도 크렘린의 지명을 받지 않은 야당 후보가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9월 치러진 올해 지방선거에선 이변이 일어났다. 하바로프스크주와 블라디미르주에선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 후보가 결선투표 끝에 당선됐고, 시베리아 하카시야 공화국 대통령에는 공산당 후보가 이겼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야당 출신 지방 수장 홀대 주장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바쁜 일정 때문에 늦게 당선된 새 주지사들과 아직 면담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해석도 있다. 야당 출신 지방 수장들은 친 크렘린 여당 후보들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할 정도로 지명도가 낮았지만, 푸틴 정권의 연금개혁안에 반발하는 주민들 덕분에 당선됐다는 분석이어서 푸틴 대통령이 불편해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연방 대통령이 연방을 구성하는 지방정부 수장을 피한다는 건 '대통령스럽지 않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극동 하바로프스크주 주지사 세르게이 푸르갈은 지난 9월 28일 취임해 2달 넘게 직무를 수행해 오고 있지만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극동행정청을 블라디보스토크로 옮겨간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대통령을 직접 만나 하소연 한번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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