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새해에는 도핑스캔들에서 벗어나 국제 스포츠계에 복귀할 수 있을까?
러시아가 새해에는 도핑스캔들에서 벗어나 국제 스포츠계에 복귀할 수 있을까?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2.29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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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핑 기구와 여전히 과거 자료 두고 힘겨루기 중, 푸틴 대통령에게 호소
문제의 도핑 실험실 모스크바국립대학내로 이전 준비 끝, WADA측과 협의 중

러시아 스포츠계가 새해에는 '도핑 스캔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 러시아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제재 조치로 동하계 올림픽과 주요 스포츠연맹 선수권 대회에 출전을 부분적으로 거부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WADA는 지난 9월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НАДЛ)가 지난 2011~2015년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데이터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회원 자격을 회복시키기로 하고, 5명의 현장 조사팀을 지난 17일 모스크바로 보냈다. WADA 조사팀은 RUSADA의 협조를 받아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데이터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실험실 정보관리시스템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한 채 21일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당초 접근을 약속했던 러시아 당국이 국내법에 따라 WADA장비를 사전 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거부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복권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RUSADA의 유리 가누스 대표는 WADA측에 자료 제출을 약속하는 한편, 푸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31일까지 러시아 선수들의 데이터를 WADA에 전달하지 않을 경우, 2019년 러시아 스포츠는 국제적으로 자멸할 수 있다"며 "러시아 스포츠 선수들의 현재와 미래를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가누스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도핑 양성 샘플 테이타가 발견되느냐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이 데이터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터를 WADA측에 제공하고 이 위기 국면을 넘어가자는 것이다. "스스로 고립되는 것은 러시아 스포츠에 자멸을 부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러시아 측은 문제가 된 기존의 반도핑 실험실을 모스크바국립대학(엠게우)내 새 장소로 옮긴다고 28일 발표했다. 새로운 반도핑 실험실 설립에 대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2017년 여름 훈령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대학내에 4만 5천㎡ 이상의 건물을 확보하고 도핑 검사를 위한 장비, 도핑 자료보관을 위한 냉동고 등이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새 반도핑 실험실 설치는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기존 데이타의 폐기 혹은 은폐를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러시아측은 기존 장비및 자료의 보존을 요구하는 WADA측의 요청에 따라 실험실 이전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이같은 조치들이 WADA측과 협상과 합의에 따라 과거 자료들에 대한 검증이 순조롭게 끝나고, 러시아가 세계 스포츠계에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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