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의 '세계시장 진출설명회' CIS 부문 발표 내용을 보니
코트라의 '세계시장 진출설명회' CIS 부문 발표 내용을 보니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1.12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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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수출할 수 있는 지역인데, 관심이 너무 없다" 안타까워
"완성품 수출보다 현지서 조립 생산해야 하는 시대"로 이양중

코트라(KOTRA)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2019년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를 개최했다. 올해가 20회째다. 이날 설명회에는 전 세계 수출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10개 KOTRA 해외지역본부장이 연단에 섰다. 우리가 관심이 있는 김종경 CIS지역본부장의 발표를 보자.

코트라 세계시장진출 전략 설명회/사진출처:코트라

 

김 본부장은 "러시아CIS 시장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과거의 패러다임을 깨야 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양국이 수교 30년만에 교역 300억 달러에 그친다는 건 안타깝다며 "우리가 충분히 더 많이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인데 그러지 못한 건 우리 기업에게 억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한국)는 CIS에 연간 1억 달러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전체의 0.26%다. 그 소수의 기업이 CIS에 계속해서 투자하는 이유는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 지역별 다양한 세제 혜택, CIS를 경유로 한 유럽 진출 이점 때문이다. 

CIS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구매력이 개선된 점은 소비재 진출을 촉진할 확실한 기회 요인이다. 온·오프라인 유통 체인은 물론, 전시회를 활용해 소비재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

실제로 화장품을 판매하는 H사는 지난 2016년 2월에 열린 전시회에서 바이어 R사를 만나 이듬해 CIS로의 첫 수출을 이뤄냈다. 그 이후에도 꾸준히 전시회에 참가한 결과, 2018년 5월 참가한 한류 박람회에서 만난 또다른 바이어 U사와 계약을 체결했고, 작년 12월에 선적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이제는 부품 수출과 현지생산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화장품의 경우, 한국에서 원료를 가져다가 현지에서 생산된 용기와 라벨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이다.

특히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는 우리에겐 기회가 된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해 3월 대러시아 경제 제재를 2019년 3월까지, EU는 1월까지 연장했다. 미국은 2017년 8월 ‘적성국 대응 제재법(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제정으로 제재 강화 및 추가 제재안을 준비 중이며, EU와 일본은 미국의 제재에 준하는 방식의 경제 제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가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협력방법을 찾아내고, 틈새시장을 발굴해나간다면, 러시아 시장은 우리에게 바짝 다가올 것이다. 그 방안으로는 ▷기업 간 계약이 아닌 정부 간 협약 활용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이 사업 주체로 참여해 리스크 회피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금융기관 활용 ▷제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사업으로 영역 조정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서방의 대러 제재를 너무 겁낼 이유가 없다고 김본부장은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나라 의료기기 기업의 현황과 전략’에 대한 질문에 “의료기기의 경우 유망하기는 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라며 “현재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은 많지 않다”고 대답했다. 의료기기는 인증이 매우 중요한데, 기기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그 인증을 받기가 매우 힘들다는 게 핵심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러시아는 병원의 80% 이상이 국영기업이다. 그렇기에 입찰을 통해 수출해야 하는데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함께 참가한 EAEU 업체의 제품 가격보다 15% 이상 저렴해야 한다. 또 EAEU의 업체가 두 개 이상 참가하면 외국 업체는 자동 탈락한다.

그래서 김 본부장은 현지 진출을 권했다. 한 업체는 독일에서 수입한 의료용 테이블을 러시아에서 조립해 ‘메이드인 러시아’로 제품을 만들어판다. 하지만 '메이드 인 러시아'로 표기하기 위해서는 들어가는 부품 금액의 50% 이상을 러시아 안에서 구입해야 하는데, 이런 조건을 맞추기가 우리 업체에게는 너무 까다롭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김 본부장은 “EAEU 내에서는 인증 등이 모두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EAEU 중 인건비가 가장 저렴한 국가를 거쳐 러시아로 수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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