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부는 2차대전 유물 '전차 T-34' 열풍, 왜?
러시아에 부는 2차대전 유물 '전차 T-34' 열풍, 왜?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1.14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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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34 전차 30여대 라오스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송, 귀환
푸틴 대통령의 애국심 고취, 지지도 복원 수단?-외신 분석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구 소련 육군 전력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T-34형 전차’ 30량이 동남아 라오스에서 1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이 전차들은 모스크바에 이송될 예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전차 T-34는 지난 1940년 구 소련군에 처음 인도돼 육로로 밀고 들어온 나치 독일군에 대항하는데 앞장섰다. 1940~1946년 동안 5만6000대 등 모두 8만대 가량 생산됐으며, 종전 뒤 동남아시아 등 친소련 국가들에게 수출됐다.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선봉에 섰던 탱크도 T-34였다.

이번에 블라디보스토크로 귀환한 전차들은 최근까지 라오스 군에는 실전배치된 것들이라고 한다. 

'전차 T-34'의 귀환은 오는 5월 모스크바 등 러시아 각 도시에서 열리는 ‘전승기념 퍼레이드’에 참여시키기 위한 것이다. 전승 기념 퍼레이드는 1945년 나치 독일이 2차 대전 항복 문서에 서명한 날을 기념하는 행사다.

또 전쟁 박물관 전시품 교체나 ‘대(大)조국(제2차대전) 전쟁’에 관한 영화 제작에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는 최근 구 소련 군인과 T-34 전차를 소재로 한 동명의 영화 ‘T34’가 개봉돼 흥행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영화는 T-34 전차를 타고 독일 점령 지역을 벗어나는 소련 군인들의 영웅상을 그렸다. 개봉 첫 주에만 7억1300만루블(약 118억원)을 벌어들여 러시아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 치웠다고 한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T-34 귀환을 '국가 행사'로 기록하고 있다. 1987년 라오스로 넘겨줬던 T-34 전차 30대가 퇴역 후 라오스를 떠나 배편으로 4500㎞를 이동한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는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했다.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T-34를 러시아 국민의 애국심을 높이고 나아가 자신의 인기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미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독일 나치군에 대한 소련의 승리 순간'을 국민들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T-34 전차를 전승기념 퍼레이드에 내세우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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