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타고 있던 여객기를 납치하려고 한 러시아 '술꾼'
술에 취해 타고 있던 여객기를 납치하려고 한 러시아 '술꾼'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1.23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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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발 모스크바행 아예로플로트 항공사 소속 여승무원 기지로 위기 탈출
술 취한 심신미약 상태로 저지른 범죄, 앞으로는 어떻게? 처벌이냐 치료냐?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를 '(정신을 순간적으로 잃은) 심신미약'의 결과로 봐야 할까? 고민은 우리나라나 러시아나 마찬가지다. (술에 취해 벌인)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될 때마다 제기되는 문제다. 겨울철에 독한 보드카를 마셔야 하는, 그래서 술에 취한 술꾼들이 많은 러시아에서는 더 심한 것 같다.

엊그제도 대형 사고가 터졌다. 시베리아의 한 도시에서 출발해 모스크바로 향하던 아예로플로트 항공사 소속 여객기를 술에 취한 한 40대 남성이 납치하려는 소동을 벌이다 체포된 것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베리아의 한티만시 자치구 도시 수르구트를 22일 오후에 이륙한 아예로플로트 소속 보잉 737 여객기에 탑승한 40대 남성이 갑자기 승무원과 승객들을 위협하며 기수를 아프가니스탄으로 돌릴 것을 요구했다. 여객기에는 69명의 승객과 7명의 승무원 등 모두 76명이 타고 있었다. 러시아 보안당국은 즉각 테러범의 항공기 납치 사건으로 판단하고,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한 건 여성 승무원들이었다.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려면 중간 급유가 필요하다'고 설득한 것. 그리고 항공기를 회항시킨 뒤 인근 공항에 착륙시켰다. 동시에 공항에 대기중인 보안요원들이 기내로 들어가 '납치범'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위기 순간에 기지를 발휘한 아예로플로트 여승무원들과 조사를 받는 40대 남성/ 방송 캡처

중대범죄수사를 담당하는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는 "41세의 수르구트 거주 주민을 체포했다"며 "술에 취한 상태에서 무기를 갖고 있다고 위협하며, 조종실로 난입하려고 했고 여객기 노선을 바꾸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체포 당시 그는 무기는 소지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그는 정신이상 증세가 있으며 이전에도 여러 차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려 체포된 경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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