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실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GPS는 원래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이다. 미국은 군사용 첨단 기술이라도 필요하면 민간에게 개방했고, 러시아(구 소련)은 '군사 비밀'이라는 이름 아래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철저히 막았다.
그 결과, 미국은 현대사회에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고 구현하는데 성공했으나, 러시아는 뛰어난 기초 과학 수준과 기술의 깊이에도 불구하고 '응용 기술'의 부족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데 뒤처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구 소련의 붕괴를 계기로 러시아의 군사용 기술들이 한국 등 외부에서 응용되고 실생활에 적용됐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일부 군수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기술의 민수용 전환에 앞장서기도 했다. 비록 그 과정에서 일부 과학(기술)자들은 '배신자' 라는 비난을 받고, '스파이 혐의'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이제는 민간 이전에 적절한 기술인지 여부를 따지는 세상이 된 느낌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위장복 제작용으로 개발된 특수 소재가 조만간 일반인들의 의류 생산에도 활용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군사용 기술의 현대화를 위해 설립된 방산업체 '로즈텍'의 계열사인 '로스일렉트로닉스'는 최근 흔들리는 나뭇잎 등 주변의 환경에 따라 색깔이 자동으로 바뀌는 군수용 특수 소재를 민간 분야에도 적용하기 위해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이 신소재가 특수 분야 의복이나 광고 매체 분야 등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민간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 요청으로 개발된 이 신소재는 전기 자극에 의해 스스로 주변 환경에 따라 색깔을 바꾸도록 '특수 코팅' 처리됐다. 이 신소재로 위장한 탱크나 차량, 혹은 군인들은 야전에서 급하게 위치를 이동하더라도, 주변의 자연 환경에 녹아들기 때문에 적에게 포착될 위험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래서 로스일렉트로닉스 측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열린 국제군사기술포럼에서 이 신소재를 '군복및 장비의 스텔스화'라고 소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