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독자 인터넷망 점검을 위해 국제 인터넷망 접촉을 일시 차단한다?
러, 독자 인터넷망 점검을 위해 국제 인터넷망 접촉을 일시 차단한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2.12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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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측 "인터넷 검열및 통제를 위해 새 방어망 구축" 비판적
러측 "서방의 인터넷 봉쇄에 대비한 자구책 마련 실험" 반박

사이버 공간도 동서 '냉전시절'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사이버 공간은 미국 주도로 만든 네트워크 시스템이어서 러시아에게는 서방측의 인터넷망 봉쇄가 가장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러시아는 서방측이 인터넷망을 봉쇄할 경우, 이에 대처하는 실험을 조만간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측의 시각은 좀 다르다. 러시아가 인터넷 통제및 검열을 위해, 또 새로 구축한 방어망 점검을 위해 글로벌 인터넷망 접촉을 전면 차단하는 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본다.

BBC 방송 등은 12일 러시아가 자국 인터넷망과 전 세계 망의 연결을 일시 차단하는 실험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실험은 4월 1일 이전에 실행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가 자국 인터넷망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대비해 자체 방어망 구축에 나섰다고 썼다. 외부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받았을 경우, 방어 체계가 어떻게 운영될지 측정하는 보안 테스트라는 것. 또 이 방어 시스템이 지난해 12월 의회에 제출된 '디지털 경제 국가 프로그램' 법안에 부합하는 지 여부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인터넷망 ISP 구성도 이미지/ 이미지 출처: news infinity.ru

이 법안은 12일 러시아 하원 1차 독회를 통과했다. 하원의 2, 3차 독회와 상원 심의, 대통령 최종 서명을 거쳐 확정, 시행된다. 

이 법안은 러시아 인터넷망이 국제 인터넷망과 차단된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기술·행정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서 발생하는 모든 인터넷 트래픽을 감독기관의 '라우팅 포인트'(데이터 유출입을 통제하는 장치)를 거치도록 하고, △ 러시아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국제 인터넷망 접속이 끊길 경우, 가동할 수 있는 자체 도메인네임서버인 DNS 시스템을 구축하고 △ISP가 트래픽의 출처를 규명하고 금지된 콘텐츠를 차단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장비를 설치하는 것 등을 의무화했다.

사진출처:news.freeimages.com

 

이 법안은 미국이 지난해 9월 채택한 새로운 '국가 사이버 전략'(National Cyber Strategy)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의자들은 주장한다. 미국의 새 국가 사이버 전략은 북한·중국·러시아 등을 사이버 공격 위험 국가로 지정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사이버 공격을 받을 경우 인터넷망 봉쇄 등 대응 공격에 나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서방측은 이 법안이 인터넷 자유를 제한하려는 러시아 당국의 무모한 노력 가운데 하나라며 비판적이다. 모든 트래픽이 특정 라우팅 지점을 통과하도록 하는 것은 중국의 인터넷 검열 방식을 모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새 시스템의 실험을 위해 글로벌 인터넷 접속을 일시에 차단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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