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INF 탈퇴 결정에 화가 난 푸틴 대통령? 국정연설이 강경해졌다
미국의 INF 탈퇴 결정에 화가 난 푸틴 대통령? 국정연설이 강경해졌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2.21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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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연례 국정연설 "미 본토의 결정 지휘부까지 직접 타격 가능, 그만한 능력 있다"
연설의 대부분은 교육 가족 보건 환경 등 국내 문제 해결에 할애, 시급한 현안 인정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 강경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20일 연례 국정연설에서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하고 유럽에 러시아를 위협하는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러시아도 이에 대칭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러시아의 미사일은 미국 본토의 군사지휘 본부도 직접 겨냥할 것이라며 새로운 첨단 무기의 속도를 염두에 둘 것을 제안했다.

현지 일부 언론은 푸틴 대통령의 이 발언을 '미 본토에 대한 직접 핵공격 위협'으로 해석하고 제목으로 뽑기도 했다. 

그의 국정연설은 크렘린 인근의 콘퍼런스 홀 '고스틴니 드보르'에서 약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는데, 장소를 크렘린 밖으로 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상·하원 의원, 정부 고위인사는 물론 사회 각계 대표 등으로 참석 범위도 넓어졌다. 

사진출처:크렘린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 시작부터 국내의 주요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 노력을 제시하는 등 국정연설의 상당 부분을 교육·보건·환경 문제, 인구 축소 대응 방안, 빈곤 퇴치, 철도·인터넷 등의 인프라 구축 계획 등에 할애했다. 그만큼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증거다.

INF 파기및 대응, 새로운 무기 체계, 대서방 관계 등 국제문제는 연설 막판 10여분간에 걸쳐 다뤄졌다. 그는 INF와 관련, "러시아는 먼저 중·단거리 미사일을 유럽에 배치할 의사가 없다"며 "미국이 유럽 대륙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러시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미사일들이 모스크바까지 날아오는 시간은 10~12분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대등한 조치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칭적이고 대응한 조치라는 표현은 그동안 러시아측에서 수차례 나왔으나, 공격을 결정한 미국 본토의 군사 지휘본부에 대한 직접 공격 의사는 처음이다. 

러시아 포탈 사이트 얀덱스캡처

이를 위해 푸틴 대통령은 "첨단무기들을 갖추거나 개발하고 있다"며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이 마하 9의 속도로 1천km 이상의 사거리를 비행하고, 핵추진 수중 드론 '포세이돈' 시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아반가르드'(아방가르드)는 양산에 돌입했고 올해 전략미사일부대가 처음으로 아반가르드로 무장하게 될 것이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는 역시 미국의 INF 탈퇴 결정에서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협정을 위반하고 있다며 INF 탈퇴 의사를 밝혔고, 최근에는 러시아가 정해진 시한까지 조약 이행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약 이행 중단과 6개월 후 탈퇴를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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