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아조프해 협정 파기 시도에 "어떠한 도발도.." 러 강경
우크라이나, 아조프해 협정 파기 시도에 "어떠한 도발도.." 러 강경
  • 유일산 기자
  • tangohunt@gmail.com
  • 승인 2019.02.2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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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끝나는 포로셴코 정권의 클림킨 외무 "조만간 아조프해 협정 파기" 선언

우크라이나가 2000년대 초반 러시아와 체결한 아조프해 관련 협정을 조만간 파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월 대선에서 포로셴코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아조프해 협정 파기는 기정사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가 재선에 실패할 경우, 새로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차기 정권이 대 러시아 관계를 감안해 폐기 혹은 개정, 준수 여부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포로셴코 대통령의 임기 종료와 함께 물러날 파블로 클림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1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아조프해 관련 협정을 파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협정 파기 자체를 공론화한 것은 분명하나,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어 강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유럽연합(EU)이 '아조프해 (케르치 해협) 나포 사건'과 관련, 러시아 측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합의한 데 맞춘 우크라이나 포로셴코 정권의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러시아에 대한 국민 감정을 3월 대선에 활용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포로셴코 대통령 측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흑해와 아조프해, 케르치 해협 등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훼손했다며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해군 함정을 케르치 해협으로 보내 통과를 시도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경경비대는 케르치 해협의 무단 통과를 시도하는 우크라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을 무력으로 나포, 케르치항으로 끌고 가 재판에 넘겼다. 바로 '케르치해협 나포' 사건이다. 이후 아조프해는 국제사회에 뜨거운 감자가 됐다. 케르치해협은 흑해와 아조프해를 잇는 길이 약 41km, 너비 4∼15km의 해협이다. 

지난 2003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체결된 '아조프해와 케르치 해협 이용 협력에 관한 조약'은 아조프해를 양국이 동등한 권리를 행사하는 내해(內海)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기 위해 케르치 해협에 건설된 크림대교는 아조프 해를 사실상 러시아 영해로 만들었고, 우크라이나 측은 강력히 반발해왔다. 케르치해협 나포 사건이 벌어진 근본 원인이다.

클림킨 우크라 외무장관의 협정 파기 발언에 러시아 측은 강경하게 나왔다. 자하로프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아조프해에 대한) 어떠한 도발도 용인하지 않겠다"고 했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유럽기업인협회와의 면담에서 우크라이나 선박들이 나토 대표들을 끌어들여 케르치 해협을 불법으로 통행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힘을 빌어 러시아측에 맞서려는 시도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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