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미국인 잇따라 구속, 첨예한 양국관계서 억울한 피해자?
러시아서 미국인 잇따라 구속, 첨예한 양국관계서 억울한 피해자?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2.23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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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출신 폴 웰런은 간첩혐의로 체포, 5월 말까지 구속 연장
러시아 사모투자회사 '베어링 보스토크' 미국인 대표 사기혐의 구속

러시아에서 미국인들의 수난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 대한 러시아의 강경 기조가 미국인을 대하는 자세에서부터 엿보이는 듯하다. 지난해 12월 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간첩혐의로 체포된 미 해병대 출신 폴 웰런은 아예 풀러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지방법원은 22일 폴 웰런을 가택연금 상태로 석방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하고, 오는 5월28일까지 구금을 3개월 연장했다. 최소 6개월을 구치소에서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웰런의 변호인 블라디미르 제로벤코프는 그의 간첩 혐의를 부인하면서 누명이 썼다고 주장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 최대 사모투자회사 '베어링 보스토크'의 창립자이자 미국인 대표인 마이클 칼베이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주주들에게 비현실적인 가격에 주식을 거래하도록 하는 방법 등으로 25억루블(약 424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지난 15일 3명의 다른 경영진과 함께 체포됐다. 그는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면서 자신이 주주로 있는 러시아 보스토치니 은행을 놓고 벌어진 사업 분쟁에서 이 사건이 압력용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러 미국 대사관측은 성명을 통해 "지금 당장 칼베이 대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허용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혀 영사접근을 놓고도 양국이 감정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강경하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경제 부총리겸 재무장관은 "(칼베이 등의) 유죄가 인정되면, (러시아) 법의 완벽함이 입증될 것"이라고 자신하며 "외국인이든 러시아인이든 법을 어기지 마라"고 경고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러시아 사법당국에 억류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에는 러시아 최대 외국인 투자자 빌 브라우더가 불법 환급 혐의로 기소돼 징역 9년형을 선고 받았다. 지금의 분위기는 금융위기라는 그때 상황과 많이 다르지만, 미-러시아 관계는 중거리핵전력 협정(INF) 탈퇴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 있다. 미국측으로는 억울하게 민간인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고 불평을 터뜨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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