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전설' 아르헤리치 이후 첫 쇼팽 여성 우승자 아브제에바 내달 7일 한국 무대에
'피아노의 전설' 아르헤리치 이후 첫 쇼팽 여성 우승자 아브제에바 내달 7일 한국 무대에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2.2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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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제16회 쇼핑콩쿠르에서 큰 이변이 벌어졌다. 머리를 질끈 묶고 검은 턱시도를 입은 러시아 출신의 여성 피아니스트 율리아나 아브제에바(34)가 당시 쟁쟁한 젊은 남성 피아니스트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것. '피아노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는 러시아 출신의 마르타 아르헤리치 이후 45년만에 등장한 여성 우승자였으니 전세계 음악계가 흥분할 만했다. 지금부터 9년전인 2010년의 일이다.

그녀에 앞서 쇼핑콩쿠르를 장악한 아르헤리치는 '신동' 형제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알린 임동민-동혁 형제를 키워낸 교육의 대가(大家)이기도 하다. '제2의 아르헤리치'를 노리는 아브제에바가 내달 7일 서울에서 무대에 선다. 이번이 내한 공연 세번째로,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63)이 이끄는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9번,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할 예정이다. 쾰른 체임버는 1923년 창단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실내악단이다. 

 

아브제예바와 전화 인터뷰를 한 조선일보에 따르면 그녀는 연주시 턱시도를 입는 이유에 대해 "가끔은 동화 속 공주처럼 풍성한 드레스를 입고 싶지만, 관객은 제가 입은 멋진 드레스가 아니라 음악 그 자체를 보려고 오는 것"이라며 "음악 앞에서 난 여자도 남자도 아니다"고 답했다. 하르헤리치에 못지 않는 배포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아브제에바는 다섯 살 때 그네신대학 소속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배웠다. 열아홉 살 때 스위스로 유학 가 취리히 예술대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 코모의 아카데미에서 다수의 마스터클래스를 섭렵했다.

그녀는 학교를 여기저기 옮겨다녔지만, 결국 많은 스승들의 서로 다른 가르침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매주 바뀐 대가들로부터 받은 수만 가지 서로 다른 가르침에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시간은 좀 걸렸지만 다양한 연주법을 흡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라면 전세계에서 연주할 기회가 쏟아졌지만, 연주 기회를 갑자기 늘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우승 한 번으로 실력에 대한 착각에 빠질까 봐 겁이 났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럼에도 그녀는 유명한 무대에 잇달아 섰고, 2015년에는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쇼팽 콩쿠르가 가장 뛰어난 수상자에게 헌정하는 컬렉션에 뽑혀 솔로 음반을 녹음했다. 그의 페이스북을 보면 최근엔 바흐 음반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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