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바이칼호수 인근의 중국 생수공장 건설 중단 명령, 국내기업 투자도 바이칼호쪽인데..
러 바이칼호수 인근의 중국 생수공장 건설 중단 명령, 국내기업 투자도 바이칼호쪽인데..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3.2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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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바이칼호 인근지역에 대한 국내 기업의 투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법원이 최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한 기업이 바이칼호 인근에 짓고 있던 생수 공장의 건설을 중단할 것을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일방 독주에 맞서 경제부문을 중심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가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중국 기업이 러시아 현지법인을 통해 진행한 생수공장의 건설 중단 명령은 극동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 확대에 러시아측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바이칼호 공장에서 생산한 생수를 중국과 한국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담수호인 바이칼호의 환경이 생수 공장 건설로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공장의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무려 100만 명 이상이 동의했고, 현지 법원도 이같은 여론을 외면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바이칼 호수 /사진출처: baikal.ru OK.ru

현지 법원의 이같은 결정은 국내기업의 바이칼 호 인근 지역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번 결정이 중국 '바람'에 대한 러시아측의 반감에서 비롯됐다는 게 보도 언론의 분석이지만, 100만명 이상의 청원 서명은 러시아 투자에도 현지 주민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과거와 같은 안일한 시각으로 러시아에 투자하려 한다면, 자칫 의외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바이칼호 동쪽 부리야트자치공화국에 대한 국내 기업의 투자 소식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중견의 '지오그룹'이 부리야트공화국의 관광 특구 개발에 나서고, 현대는 최근 현지 온실단지 건설및 천연생약 재배 등에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업은 일단 환경문제를 야기할 소지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막상 투자가 시작되고, 땅파기 공사에 들어가면,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 모른다.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생수 공장의 중단 명령은 중국 투자자측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중국의 대러시아 투자는 지난 10년간 9배 가까이 늘어 2017년 138억 달러(약 16조원)에 달했다. 그 사이에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었다. 하지만 중국 투자의 3분의 2가량은 광업과 임업, 어업, 농업 등 러시아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겨냥한 것이었기 문제 소지는 안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우리 기업이 겨냥한 투자 지향점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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