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자동차 시장 판이 바뀐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 판이 바뀐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4.06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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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포드사 4개공장중 3개 폐쇄, 독 벤츠 모스크바 공장 준공
현대기아차 판매대수 1위, 포드공장 인수설, 3천억 투자계획

메르세데스-벤츠의 모스크바 공장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의 3일 일정은 외신의 주목을 끌었다. 해외 자동차 회사의 자체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벤츠사가 지난 2017년 시아측과 투자계약을 맺고 모스크바서 북서쪽으로 40㎞ 떨어진 곳에 세운 공장의 준공식이었다. 서방의 경제제재와 경기 침체로 해외자동차 회사의 러시아 투자가 한동안 뜸했고, 미 포드 자동차는 러시아의 4개 공장중 3개 공장의 문을 닫기로 한 상태 아니던가?

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에게 벤츠사의 이날 준공식은 새로운 희망의 불꽃이 될터. 실제로 그는 행사에서 공장 가동 버튼을 누르고 "연간 2만5,000대의 자동차가 여기서 생산되고, 벤츠사의 투자가 총 190억 루블(3,308억원)에 달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3,300억원은 현대자동차의 올해 인도 전체 투자 규모(3,250억)에 이르고, 향후 10년간 러시아에 투자할 현대차의 계획(3,000억) 규모를 능가한다. 현지 인력 고용도 1,000명에 달한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2000년대 내내 호황을 누렸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2000년대 상반기에 앞다퉈 러시아에 공장을 지었고,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에 서방의 경제제재가 겹치면서 러시아 자동차 판매는 2012년 정점을 찍은 뒤, 2016년엔 10년 만에 142만대로 떨어졌다. 벤츠사의 이번 러시아 공장 준공은 '어게인 2012'의 신호로 읽힌다. 자동차 판매량도 지난해 180만대로 늘어났다. 

현대자동차도 조심스럽게 러시아 시장 확대 전략을 추진 중이다.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 포드사가 폐쇄할 러시아 현지 공장을 인수하는 방안을 협상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대차 측은 외신 보도를 부인했다.

이 보도는 현대차의 향후 러시아 투자 계획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생산법인은 러시아 산업부,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정부와 특별 투자계약을 맺고 앞으로 10년간 총 3,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02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자동차 공장을 시작으로 4개 공장을 세운 포드사는 그러나 러시아 시장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공장 3곳을 오는 6월 말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그동안 러시아 자동차 시장을 움직여온 '큰 손'들의 바뀜이 시작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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