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전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러시아, '해상 원전'까지 눈앞에
세계 원전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러시아, '해상 원전'까지 눈앞에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5.02 2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자로 판매및 원전건설의 60%이상 장악, 미 프랑스 원전업체 몰락
사상 첫 해상원전 '아카데믹 노모노소프' 시험가동 끝내, 연내에 운영

세계 원자력발전소 건설 시장의 강자는 이제 러시아 로사톰 Российская 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корпорация по атомной энергии «Росатом»이다. 지난해 전 세계 원자로 판매량의 60%, 원전 건설 시장의 67%를 차지했다.

한때 세계 최대 원전브랜드였던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나 프랑스 아레바는 파산 위기에 처할 정도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신흥강자였던 한국전력(KEPCO)은 탈원전 흐름의 내부 압력에 허덕이고 있으니 로사톰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로사톰의 사업 영역/ 홈페이지 캡처

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로사톰은 지난해 말 현재 33개 원전 건설을 수주했는데, 그 규모가 1300억 달러(약 146조 원)에 이른다. 로사톰은 방글라데시, 인도, 헝가리 등 개발도상국가에서 다수의 원전을 건설 중이고, 원전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아프리카시장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형적으로 전통적 방식의 원전을 건설하기 어려운 곳에는 바다에 띄우는 '해상 원전'을 개발하는 등 원전 관련 기술력과 경험을 계속 쌓아가는 중이다. 사상 첫 '해상 원전'인 '아카데믹 노모노소프'는 러시아의 북극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최근 시험 가동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니, 올해 말까지 러시아 극동의 추코트카 자치주 페베크로 가서 10만명이 쓸 용량의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다. 

로사톰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역시 국내 원전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미 37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고, '해상 원전'도 개발, 운영을 앞두고 있다.

이제 남은 곳은 해외다. 원유나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수출하는 것보다 몇배나 부가가치가 높고, 수십년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가 원전 수출이다. 푸틴 대통령이 터키와 이집트 등 원전 발주국을 수차례 방문할 정도로 직접 원전 수주에 앞장서는 이유다. 지난 2007년 설립된 로사톰이 세계원전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게 우연이 아니다.  

시험가동을 끝낸 것으로 전해진 로사톰의 첫 '해상 원전' /사진출처:얀덱스

로사톰의 강점은 우라늄 광산업에서 원자로 개발및 생산, 원전 건설에 이르기까지 원전 가동의 전 단계에 필요한 기술력과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전에 쓰이는 핵 연료까지 직접 생산해 제공한다. 수요자에게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세계 원전 시장에서도 급부상하고 있지만, 아직은 러시아의 경쟁자가 되기에는 기술력과 건설및 운영 경험이 뒤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해상 원전' 개발에서 보듯, 로사톰은 원전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1950년대부터 항공모함과 잠수함, 쇄빙선에 원전 기술을 적용해 왔다.

세계 원자력 업계가 주목하는 '해상 원전' 아카데믹 노모노소프는 오는 12월에는 최북단 원자력 발전시설로 기록될 전망이다. 로사톰에 따르면 해상에 떠 있는 부유구조물(선박) 한가운데에는 KLT-40C라는 이름의 원자로 두 개가 들어 있다. 각각 35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한 번 핵연료를 장착하면 5년 동안 전기를 계속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원자로 1호, 2호기에 대한 가동및 운영 실험은 지난 3월 31일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소식이다.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자동공정제어시스템뿐만 아니라 주장비및 보조장비의 작동 안정성도 확인됐다고 한다. 이제 생산된 전기를 육상으로, 또 수요처로 가는 전력망 인프라 구축만 남았다. 이 인프라도 아카데믹 노모노소프가 도착하는 올해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