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에로플로트 '슈퍼젯 100' 기는 왜 연료통을 가득 채운 채 착륙했을까?
아에로플로트 '슈퍼젯 100' 기는 왜 연료통을 가득 채운 채 착륙했을까?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5.06 0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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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후 20여분만에 회항 비상착륙, 기체의 꼬리 부분 화재로 41명 사망
벼락에 맞아 통신두절로, 정상적인 운항 불가능? 연료는 왜 안버렸을까?

러시아 국내선 항공기가 5일 이륙후 20여분만에 회항해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 어린이 등 41명이 숨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0분경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는 기체 뒤쪽이 검붉은 화염속에 휩싸인 채 활주로를 달리는 여객기가 포착됐다. 공항 소방대가 화재 진압을 위해 총 출동하고, 사고 여객기에선 승객들이 비상 트랩을 통해 긴급 탈출했지만, 다수의 희생자 발생을 막지는 못했다.
 

현지에서 전한 영상을 보면, 사고기는 거의 전체가 붉은 화염에 휩싸여 있고, 진화 작업에 나선 소방호수의 물줄기가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만 화재가 착륙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꼬리에 불이 붙은 채 착륙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주장도 서로 다르다. 기체 뒤쪽은 거의 전소된 상태다.

사고기는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소속 '슈퍼젯 100' 여객기로, 승객 73명과 승무원 5명 등 모두 78명 타고 있었다. 이날 러시아 북쪽 무르만스크를 향해 이륙한 뒤 모스크바 인근 상공을 몇 차례 선회 비행하다 급격히 고도를 낮춘 뒤 비상착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기의 긴급 회항 및 화재 원인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은 기체에 벼락이 떨어진 뒤 전자통신 장비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기장이 회항과 비상착륙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 매체는 "왜 연료를 가득채운 채 착륙했을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소식통을 인용해 "통신장비의 고장으로 관제탑과 교신이 불가능한 상태로 계속 운항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륙 직후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가득채운 연료를 일부 버린 뒤 착륙을 시도하는 게 불문율로 통한다. 착륙시 지상과의 충돌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슈퍼젯 100' 사고기도 비상 착륙전에 연료의 일부를 내다버렸어야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고기는 교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모스크바 인근 상공을 더 이상 운항할 수 없었고, 황급히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이 매체는 분석했다. 또 사고기가 너무 빠른 속도로 하강하다보니, 첫번째 착륙에서 성공하지 못했고, 이후 자동착륙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아에로플로트 측은 "여객기가 공항에 착륙한 이후 비행기 엔진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매체는 "이륙 과정에서 기체 배선 계통에서 발화가 있었다"고 전해 기체결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은 항공사의 안전규정 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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