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방 노선을 분명히 한 젤렌스키 대통령, 대러 협상엔 국민투표로 동력 얻겠다?
친서방 노선을 분명히 한 젤렌스키 대통령, 대러 협상엔 국민투표로 동력 얻겠다?
  • 이진희 기자
  • 승인 2019.05.22 06: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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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측 축하사절단에게 "대러 지속적인 제재를 기대" 요청
첫 대통령 실장 "대러 협상엔 사회적 합의 필요, 국민투표"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신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 유럽연합(EU)를 향해 러시아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를 요청하는 등 친서방 노선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와의 관계정상화를 겨냥한 국민투표 실시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취임식 뒤 서방측 축하사절단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는 우리의 아주 큰 기대"라며 미국과 유럽연합(EU) 대표단에게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계속 강화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취임식에는 미국은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을 단장으로, EU측은 마로슈 세프초비치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사절단을 보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강력하고 아주 중요한 파트너"라고 전제, "우리 스스로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와 크림에서 러시아 공세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며,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또 마로슈 세프초비치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EU측의 제재 압박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방 진영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그에 따른 돈바스 지역 친러 반군의 무장 독립투쟁을 러시아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잇따라 제재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취임사에서 돈바스 지역의 교전 중단과 평화 정착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꼽으면서 "필요하면 대통령직을 내놓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분명한 것은 돈바스 분쟁이 제재로만 해결될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 이 점을 젤렌스키 대통령 정권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첫 대통령 행정실 실장(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안드레이 보그단은 21일 현지 TV 채널 '우크라이나 112'와 만나 "러시아와 협상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정치인 뿐만아니라 국민의 의사도 확인하기 위해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측 축하사절단을 만나 회담하는 젤렌스키 대통령 /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돈바스 문제 해결을 위해 새 정권은 서방의 대러 제재 강화를 통해 현재의 판이 흐뜨러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국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와의 협상 동력을 얻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 경쟁자인 페트로프 전 대통령과 달리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을 늘 열어둔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서방측을 향한 젤렌스키대통령의 대러 제재 요청 발언에 대해 "새로울 게 없는 수사"라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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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시아 2019-05-24 06:23:33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 러시아와의 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주민 여론조사'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행정실에서 사회활동가들과 만나 러시아와의 관계 설정 문제와 관련 "우리는 모든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주민투표 실시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이 같은 국민 의견 청취 절차를 '주민투표'가 아닌 '주민 여론조사'로 부르는 게 좋겠다는 견해를 제시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공감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 설정을 여론조사를 통해 방향을 정한 뒤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한 포럼에 참석해 '러시아와 협상을 벌일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당장 대화에 나서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