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지하철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e북을 읽는다
모스크바 지하철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e북을 읽는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6.05 0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에겐 활성화 덜 된 '책 QR코드'를 역사 벽면에 붙여, 누구나 이용가능

러시아 모스크바가 서울과 가장 비슷한 점을 꼽으라면, 심한 교통체증과 비교되는 진짜 편리한 지하철 시스템이 아닐까 싶다. 오래 묵은 장맛과도 같은 묵직한 분위기의 지하철이, 사람에 따라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서울의 현대식 지하철과는 개통 역사가 달라 단순비교는 적절하지 않다.

모스크바 시 전역을 한번에 이어주는 풍부한 노선과 갈아타기에 편리한 구조는 서울 지하철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예술작품을 연상케하는 지하철 내부 인테리어에 몇년 전부터 시민들이 QR코드를 통해 e북을 읽을 수 있도록 한 세심한 배려와 문화적, 지성적 감각은 돋보인다.

사진출처:ok.ru

모스크바 지하철에서는 역사 곳곳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 푸시킨 등의 작품을 e북 형태로 읽을 수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적절히 활용한 '책 읽기 캠페인'이다.

과거 서울이나 모스크바나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모습은 흔했다. 이제는 책 대신 스마트폰이다. 뉴스를 찾아보든, SNS를 즐기든, 게임을 하든 '지하철 내 시간'은 스마트폰 속에서 사라진다. 이런 상태에서 지하철에서 e북을 공짜로 즐긴다? 매력적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모스크바 외곽 주민들의 출퇴근 시간은 약 3시간 안팎이라고 한다. 걷고, 지하철 역까지 버스를 타고, 지하철 환승을 하고.. 이들이 지하철에 보내는 시간은 적어도 하루에 1시간30분은 될 터인데, 그 시간에 e북을 읽는다면, 멋지다. 지하철 내부를 오고가다 벽면에 있는 QR 코드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찍으면 된다. 

책 QR코드가 일부 지하철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14년쯤인데, 지난 2017년부터 모스크바 시당국이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독서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시행해 지금에 이르렀다. 모스크바시가 제공하는 QR코드 앱에는 총 37개 장르, 150권의 책이 담겨 있다. 이 프로젝트를 시행한 지 석달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만건에 달했다고 한다. 

TV화면 캡처

한 지하철 이용자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고, QR코드를 스캔만 하면 되니 참 편리하다"고 환영했다. 모스크바 시의 율리아 떼므니코바 부국장은 "모스크바의 모든 지하철역, 그리고 열차 내부에도 QR코드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