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홀로코스트:소비보르탈출'의 당사자 세묜 로젠펠드, 이스라엘서 96세로 사망
영화 '홀로코스트:소비보르탈출'의 당사자 세묜 로젠펠드, 이스라엘서 96세로 사망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6.0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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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개봉된 러시아 영화 '홀로코스트:소비보르 탈출' (원제: Собибор, 소비보르) 의 당사자로 알려진 세묜 로젠펠드 Семен Розенфельд 가 3일 사망했다. 향년 96세.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치하 폴란드 '소비보르 유대인 절멸 수용소'의 마지막 생존자로 유명하다. 그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2018년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홀로코스트:소비보르 탈출' 이다.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위치한 '소비보르 수용소'는 1942년 4월부터 이듬해 여름 사이 25만여명에 달하는 유대인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로젠펠드는 소련군으로 2차 대전에 참전했다가 독일군에게 붙잡혀 소비보르 수용소로 보내졌다. 그러나 1943년 10월 다른 포로 300명과 함께 수용소 탈출에 성공했다. 당시 탈출 포로 중 약 170명은 다시 독일군에 붙잡혀 사살됐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소련군으로 합류한 그는 종전 후 우크라이나로 돌아갔으나, 전쟁 중에 부모등 가족 모두가 독일군에게 살해된 사실을 알고 절망했다. 1990년 아들 둘과 함께 이스라엘로 건너가 20여년 간 유대기구(Jewish Agency)의 지원 아래 삶을 이어왔다. 

생전의 로젠펠드/wordpress.com 캡처

로젠펠드는 생전에 소비보르 수용소 당시를 떠올리며 "나는 두렵지 않았다. 그것(두려움)을 느낄 시간조차 없었다. 단지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사망 소식에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붉은 군대에서 싸우다 나치에 의해 포로로 붙잡혔으나 수용소를 탈출한 뒤에도 나치에 저항하는 싸움을 이어갔다"며 "그의 기억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라고 애도했다. 2차 세계대전 기간에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로 600만명 이상의 유대인이 숨졌으며, 2017년 기준으로 이스라엘 국민 870만 명 가운데 21만2천명 이상이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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