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푸틴식' 권력이양 성공? 카자흐 토카예프, 차기 대통령 당선
'제2의 푸틴식' 권력이양 성공? 카자흐 토카예프, 차기 대통령 당선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6.11 0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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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외교관 출신으로 상원의장 거쳐 나자르바예프의 후계자로 낙점
대선으로 정통성 확보했으나 나자르바예프 입김에서 벗어날지 우려

30년 장기통치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66) 대통령(사실상 직무대행)이 9일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새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토카예프 대통령 /사진출처:위키피디아

옐친 전 대통령의 전격 사임으로 후계자로 올라섰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유사한 길을 걷을 것으로 예상돼 안정적인 정권 이양으로 보인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정보기관 KGB 출신이지만, 토카예프 대통령은 정통 외교관을 지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하고, 토카예프 대통령이 70.7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신한 젊은 세대를 차기 정부에 널리 등용하겠다고 밝혀 권력의 세대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카자흐스탄 경제중심도시 알마티 출신인 그는 소련 시절인 1953년 유명 작가인 아버지와 대학 교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소련 외교관 양성 전문학교인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MGIMO)를 졸업하고 1975년 소련 외무부에 들어가 전문 외교관의 길을 걸었다.

소련 붕괴이후 카자흐스탄으로 돌아와 두 차례에 걸쳐 10년 동안 외무장관을 지내고, 총리·상원의장 등을 역임한 뒤 대통령직에 올랐다. 외무장관으로 재직하던 2006년 '중앙아시아 비핵지대조약' 체결을 주도하는 등 카자흐스탄의 핵비확산 활동에 적극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7년 상원의장에 선출됐고, 2013년부터 올해 3월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을 때까지 한번 더 상원의장을 지냈다. 

토카예프는 당초 내년으로 예정된 정기 대선 때까지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잔여임기만을 채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임시) 대통령 취임 후 곧바로 조기 대선 실시를 선포한 뒤 이번 선거에서 5년 임기의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수를 맡고 있는 '누르오탄'(조국의 빛)당의 대선 후보로 직접 토카예프를 추천하면서 적극적으로 그를 지원했다. 

토카예프는 지난 4월 중순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평화·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의 노선은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실용주의 경제정책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국부에 해당하는 '엘바시'(민족 지도자) 직함과 국가안보회의 의장직을 지닌 나자르바예프가 배후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을 배후조정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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