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트럼프-에르도안-메르켈 4자간 '국익 다툼' 방정식 해법은?
푸틴-트럼프-에르도안-메르켈 4자간 '국익 다툼' 방정식 해법은?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6.14 06: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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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터키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구매"
메르켈 독일 "러시아가스 운송 노르드스트림2 건설 지속"
트럼프는 '끝까지 반대' 방침에 G20 정상회의 분위기 가열

국제 정치판에서 '고집스런 상남자'로 불리는 두 사람, 즉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독일과 터키에서 마지막 힘겨루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독일과 터키 역시 국가 자존심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나라. 4개국의 국익까지 걸린 '한판 승부'가 오사카 G20정상회담을 앞두고 절정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대결은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와 천연가스를 두고 벌어지는 중이다. S-400은 중동의 나토 회원국인 터키를, 천연가스는 유럽의 강대국 독일을 무대로 치열한 '밀당'이 이뤄진다. 아직까지 승부는 러시아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와 독일을 향해 쏟아내는 '독설'(?)은 전후 굳건한 동맹체제를 유지해온 나토 체제 자체를 의심케할 정도다.

외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2일 집권여당 회의에서 러시아제 S-400 미사일을 이미 구매했으며 내달(7월)에 인도받길 희망한다고 했다. 전날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이 기자들에게 S-400 공급이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발언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국 측은 터키의 S-400 구매를 막기 위해 '최첨단 F-35 전투기' 카드를 들고 나왔다. 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S-400 미사일과 F-35 전투기를 함께 운용할 경우, F-35 전투기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 측으로 유출되고 F-35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미국측 주장이다.

그러나 터키는 구매 조건이 유리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방공미사일은 S-400체계를 고수해왔다. S-400 미사일이 터키에 도착하면, 터키와 미국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은 분명하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미 의회가 터키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지난해 여름에 발생한 터키 리라화의 통화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직무대행은 지난 7일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오는 7월 31일까지 S-400 구매 계약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터키가 거절할 경우, F-35 스텔스기 공동제작 프로그램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터키측은 "F-35 프로젝트 제외는 나토 동맹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독일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더욱 직접적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 독일이 러시아와의 가스관 연결 사업을 계속 추진하면 제제를 가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독일 주둔 미군 중 1,000명의 병력을 빼 폴란드로 이전 배치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러시아의 서유럽 영향력 확대, 동유럽 군사 활동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까지 가스를 운송하는 1천225km 길이의 '노드 스트림 2' 다. 이 가스관이 완공되면 러시아의 가스 공급량이 현재보다 배로 늘어날 수 있다. 유럽 대륙에 셰일가스로 만든 액화천연가스(LNG)를 판매하려는 미국은 그만큼 어려워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같은 인식은 12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정상회담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독일을 보호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독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폴란드가 미국 기업으로부터 80억 달러의 LNG가스 구매 계약에 서명했다"고 공개했다. 나아가 독일에 주둔한 미군 일부(1,000명)를 폴란드로 이전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 등은 최근 '노르드스트림2' 사업과 관계된 각국 기업 경영진에 대해 미국 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관련 기업이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것을 막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따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카에서 푸틴-트럼프 회동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G20 정상회의가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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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용 2019-06-16 17:41:46
파이프로 통해 오는 가스와 배로 실어 나르는 가스중, 어느것이 저렴할까?드럼통아? 생각 좀 하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