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자동차 횡단 시리즈: 치타~하바로프스크 구간 (2) 주유소와 교통경찰
시베리아 자동차 횡단 시리즈: 치타~하바로프스크 구간 (2) 주유소와 교통경찰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7.11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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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자동차 횡단 여행의 제2 구간 하바로프스크~치타 고속도로(국도) M58 «Амур» (아무르)는 2,100Km에 이른다. 주행 자체도 쉽지 않는 코스다. 러시아 현지 드라이버들은 M58 도로엔 '파도 타기' 코스가 있다고 했다. 러시아어로 '파도' '물결'을 뜻하는 Волны의 도로 상태를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난코스'라는 점이다.

바이러시아는 M58 국도를 달린 현지 드라이버들의 생생한 주행 후기에 이어 2014년 11월 중고 BMW 자동차를 타고 이 구간을 달린 주행기를 번역해 싣는다.

https://travel.drom.ru에 올라 있는 이 글, 즉 'M58 고속도로 하바로프스크-치타, 혹은 흰머리는 어디서 생기는가' М58 Хабаровск-Чита, или Откуда берется седина на голове 은 이미 4년 반 전의 경험이어서 '지금은 도로 상황이 그때에 비해 많이 개선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제목에서도 이미 짐작했겠지만, 이 글의 필자는 2014년 11월 M58도로를 달리면서 '속이 많이 상한' 듯하다. 긴 거리를 달리다 보면 별 일이 다 생길 터, 그 경험은 우리에게는 더 유익한 정보다.

(아래는 번역 - ** 부분은 필자 해석 혹은 설명)

치타(자바이칼주 주도)를 떠나면서 60리터 짜리의 연료 탱크를 가득 채웠다. 모든 주유소에 카드결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 스베르방크(은행)를 지나가면서 현금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여기서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약 400km를 달려갔을 즈음에 연료 탱크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유소는 내비게이션 상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불안해졌다. 우리는 100km를 더 달리면서(** 연료 표시등이 켜지고 100Km룰 더 달릴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바깥 기온이 영하 15도, 배도 고프다는 사실을 알았다. 걱정이다. 10, 20, 30, 60km... 

주유소 표지판을 보니 "아, 기름" 이라는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온다. 주유소로 진입해 옥탄가 92 휘발유를 선택한다. 카드를 넣으니 (사무실쪽에서)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본다. 절망적이다. 현금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셀프주유소인데, 지금은 카드 안되는 주유소는 없을 것 같다) 여기저기서 잔돈을 모으면서, 떠나기 직전 어머니가 주머니에 찔러넣어준 2,000루블 생각이 났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주유소 모습

잔돈을 모으니 750루블이었다. 그만하면(**총 2,750루블)충분하다. 도로는 훌륭하다. 시속 120km로 달렸다. 밤을 새워 달린다. 동료는 자고 있다. 주유소를 보고 들어가 주유기를 자동차에 끼우니, (사무실쪽에서) 큰소리가 들려온다. "지금은 안됩니다. 안내판 못봤어요?" 

차 밖으로 나와 안내판을 보니, '8시30분까지 영업 안한다'고 쓰여있다. 지금은 6시. 아직 2시간 30분이 남았다.(**밤에는 쉬는 주유소가 많다) 다시 차에 올라 10Km를 더 달린다. 도요타 자동차가 앞으로 끼어든다. 동료를 깨웠다. 예기치 않았던 교통 정체가 시작된다.

다시 주유소로 들어간다. 화장실도 갔다왔다. 추워진다. 별탈 없이 체르니쉐프스크(자바이칼주 마을)를 벗어났다. 새벽이 밝아온다. 잠도 완전히 깼다. 천천히 시마노프스크(아무르주 도시)로 진입했다. 현금부터 인출했다. 그것도 한번에 3만루블이나. 그리고 아침을 먹은 뒤 다시 떠났다. 

새벽녘 M58 고속도로/사진출처: https://travel.drom.ru

(아무르주 경찰초소에서) 교통경찰들은 차를 세우고, 문서(**통상 교통경찰은 도난 차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신분증과 차적 관련 서류를 제시하라고 한다)를 보여달라고 한다. 승용차든 트럭이든 지나가는 모든 차량을 세우니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도로에 서 있으니 몸이 얼 것 같다. 여러 번 경찰초소에서 문서를 보여줘야 했다. 그러다가 결국 카드(**신분증?)를 잃어 버렸다.

우리는 경찰에게 모든 걸 설명했다. 돌아오는 답은 지극히 위협적이다. 이런 식이다. "잃어버렸다는 걸 안다. 자바이칼에서 오는 차량은 다 똑같네!" 너무 추웠다. 큰소리로 "시베리아도 여기보다 더 따뜻할 것"이라고 말했더니, "그렇다면, 진짜 시베리아에 온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좋은 게 하나도 없다. 빨리 더 멀리 가야지.
(번역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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