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모스크바 아메리칸 스쿨 압박 2탄-미국인 교사 비자 발급 거부
러시아의 모스크바 아메리칸 스쿨 압박 2탄-미국인 교사 비자 발급 거부
  • 유일산 기자
  • 승인 2019.07.18 04: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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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새학기 앞두고 교사 30명 비자 발급 거부 "정치적 압박 차원"
한국 등 외국인 자녀 새학기 등록 제한될 수도..브리티쉬로 옮겨?

모스크바에 있는 미국계 초중등학교 '앙글로-아메리칸 스쿨'(Anglo-American School of Moscow, 통칭 아메리칸 스쿨)이 새 학기(9월)부터 교사 부족으로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모스크바서 활동하는 서방 외교관·기업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1949년 설립된 아메리칸스쿨에는 한국 외교관과 교민들의 자녀들도 많이 다니고 있다.

모스크바 아메리칸 스쿨 전경/사진출처:홈페이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메리칸 스쿨 교장은 최근 학부모들에 보낸 서한에서 "러시아 외무부가 (주러) 미국 대사관에 (아메리칸 스쿨) 교사들을 위한 비자를 예년처럼 발급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해왔다"며 "새 학기에 맞춰 교사들이 비자를 받지 못할 경우, 입학생 수를 줄이고 강의를 재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러시아 외무부는 17일 "(아메리칸 스쿨) 미국인 교사들은 대사관 직원 자격으로 외교관 여권을 소지하고 러시아에 입국한다"며 "상업적 기업으로 운영되는 이 학교에서 일하는 교사가 외교관의 특권을 누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이 성명은 '러시아 측이 (부당하게) 아메리칸 스쿨 교사 30명에게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는 16일자 미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반박하는 차원에서 나왔다. 외무부는 "러시아는 여러 해 동안 미국 측에 협상을 통해 이 학교의 지위를 합법화하고 모든 문제를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면서 "그러나 미국 측은 정상적 대화 대신 사건을 이슈화하는 도발을 계속해 왔다"고 반박했다. 

이 학교에는 영어권 출신 교사 150명이 60여개국 출신 학생 1천200여명의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인 학생도 12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러시아 당국의 이번 조치를 미국에 대한 정치적 압박으로 해석했다. 주러 미국상공회의소의 알렉시스 로드지안코 소장은 "러시아 정부가 2016년 미국에 의해 폐쇄된 뉴욕과 메릴랜드의 자국 외교시설을 되찾기 위해 미국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메리칸 스쿨을 둘러싼 미-러간의 갈등은 지난 2016년에 이어 두번째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에 대한 보복 조치로 지난 2016년 12월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뉴욕과 메릴랜드에 있는 러시아 외교시설 2곳을 폐쇄한 바 있다. 당시 아메리칸 스출이 폐쇄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오는 9월 새학기(실제로는 8월 하순)를 맞는 아메리칸 스쿨의 신입생 규모가 제한되면 현지 외국인들은 자녀들을 모스크바의 또다른 외국인 학교인 브리티쉬 스쿨이나 다른 지역의 기숙학교로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아메리칸 스쿨은 이미 지난해 폐쇄됐다.

NYT는 러시아 당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 학생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학교 설립국인 미국, 영국, 캐나다 출신 학생들은 입학 우선권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한국 등 다른 외국인 학생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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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시아 2019-07-19 04:49:52
안토노프 대사는 '비자 전쟁' 와중에 미국 국무부에 대사관 직원으로 일하는 교사, 요리사, 정원사, 운전기사 등의 행정기술요원은 상호주의 원칙에서 제외하자는 제안을 여러 차례 했지만, 미국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러시아 측이 오랫동안 앙글로-아메리칸 스쿨의 지위를 러시아 법률에 맞게 고치라고 제안했지만 미국 측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 교사들은 미국 대사관의 행정기술요원 자격으로 외교관 신분을 갖고 있지만 정작 학교 자체는 민간기업처럼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러시아 2019-07-19 04:46:18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17일 러시아가 모스크바 미국 학교 교사들에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미국이 러시아 측에 발급하는 것과 같은 수의 비자만을 미국 측에 발급하기 때문에 빚어진 사태라는 것.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 외교관과 그들의 가족들을 추방하면서 사실상 '비자 전쟁'을 시작했고, 이후 양국은 대사관에서 일하는 외교관·행정기술요원들을 위한 비자 발급에서도 철저히 1대1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게 안토노프 대사의 주장이다. 당시 러시아측은 모스크바주재 미국대사관의 근무자 수 감축마저 요구했고, 이에 대사관 근무 러시아인들이 상당수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