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구속된 유명인사 맞교환, 시기만 엿본다
러-우크라 구속된 유명인사 맞교환, 시기만 엿본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7.22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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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 "바쉰스키 기자 돌려보낼테니, 센초프 감독 달라"
러시아측 "바쉰스키 기자의 석방이 양국 관계정상화 첫걸음" 입장

젤렌스키 대통령의 총선 승리로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화해 제안이 더욱 대담해질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총선 이틀 전인 19일 러시아를 향해 서로 구금중인 상대국 유명인사의 석방및 맞교환을 전격 제안했다. 우리의 정치분석적으로 보면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을 겨냥해 '러시아 화해 카드'를 던진 셈인데, 그 결과가 승리로 나타났으니 정책의 자신감이 더욱 붙을 수밖에 없다. 

젤린스키 대통령이 던진 카드는 우크라이나 영화감독 올레그 센초프와 리아노보스티 통신의 주우크라 특파원 키릴 비쉰스키의 맞교환이다. 센초프 감독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다 체포돼 20년 징역형을 받고 러시아 감옥에서 복역 중이다. 비쉰스키 기자는 거꾸로 크림반도의 병합을 정당화하는 기사를 쓴 반역죄로  체포돼 구속된 상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원하면 러시아에 비쉰스키를 넘겨주겠다. 센초프를 달라"며 맞교환을 제의했다. 스파이 맞교환과 유사하다. 

그의 제안은 러시아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추상적인 대러 화해 제스처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비쉰스키 기자의 석방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훌륭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슬쩍 내비친 바 있다. 센초프 감독의 석방을 조건으로 내걸긴 했지만, 이미 러시아측이 흘린 카드나 다름없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비쉰스키 기자는 지난 2014년부터 러시아 관영 통신사 '리아노보스티'의 우크라이나 지국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5월 키예프에서 체포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그에게 국가 반역죄를 적용하고 있다. 혐의가 확정될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맞카드인 센초프 감독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뒤 크림의 친러 정당 사무실에 방화를 시도한 혐의 등으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러시아 법원은 센초프가 크림반도에서 반러 게릴라 행위를 한 혐의로 징역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지난해 자신과 러시아에 투옥 중인 모든 우크라이나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145일간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적극적인 의지로 정부군과 반군간에 포로 맞교환이 또 성사됐다. 젤렌스키는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정부군 포로들이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우크라이나측 한 대표는 "양측에 잡혀 있던 전쟁포로들, 불법 감금되어 있는 사람들과 재소자들을 우선 '208명대 69명'의 맞교환 형식으로 교환하기로 합의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12월의 포로교환이후 최대 규모다. 69명은 반군들에게 잡혀 있는 정부군 포로이고, 208명은 정부측에 잡혀있는 재소자들로, 반군측에서 그동안 석방을 요구해왔던 사람들이다. 2017년에는 반군측 233명과 정부군 포로 73명이 교환 합의로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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