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코보 시리즈3- 서울대병원 참여 국제의료클러스터 조성의 속도감
스콜코보 시리즈3- 서울대병원 참여 국제의료클러스터 조성의 속도감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8.03 0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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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서울대 병원이 모스크바 스콜코보에 ‘디지털 첨단병원’을 건립하기로 하고 모스크바 시, 러시아의 부동산개발업체 타쉬르 그룹(타쉬르메디카)과 3자 업무협약(MOU)를 체결한지 1년여가 지났다. 그 내용은 모스크바 시가 스콜코보국제의료클러스터 международный медицинский кластер сколково(이하 의료클러스터)에 부지를 제공하고, 타쉬르 그룹이 3억달러를 들여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세운다는 것. 서울대 병원은 그 과정에서 의료 시설및 장비 컨설팅을 맡고 준공 뒤 병원 운영을 맡는다는 게 핵심이다. 

의료클러스터에 관한 러시아 법률은 의료클러스터에 등록된 외국의 의료기관에게 모든 권리를 제공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세세한 의료(및 관련) 행위로 들어가니 다른 법률 체계와 충돌하는 게 적지 않았다. 예컨데 외국 의료기관은 러시아에서 직접 의약품을 구매할 수 없었고, 러시아 보건부 등록 의료기관이 아니어서 급한 환자에 대한 수혈도, 마취도, 친단서 발급도 할 수 없었다.

스콜코보로 파견간 서울대 병원 소속 의사가 환자 수술을 주도하고 필요한 의약품을 제대로 구할 수나 있을지 염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이런 장애물이 하나씩 해결되고 있다. 의료클러스터에 맨 먼저 입주한 이스라엘 '하다사 클리닉' 덕분이다. 지난해 9월 정식 오픈한 '하다사 클리닉'은 건강 검진및 진단을 시작으로 암치료 전문센터로 나아갈 계획이다. 

/얀덱스 캡처

이스라엘측이 1호 클리닉을 낸 것은 의료기술이 뛰어난 탓도 있지만, 러시아 이민자 출신의 의료 전문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직접 진료든, 원격 진료든 환자들과 러시아어로 소통이 가능해 스콜코보식 의료센터 개설에는 꼭 필요한 전문가들이었다.

이들은 또 현실에서 맞딱뜨린, 앞서 지적한 의료체계상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그 결과는 지난 7월 26일 푸틴 대통령이 공표한 '스콜코보국제의료클러스터운영에 관한 법'으로 나타났다. 화급한 문제들은 1차 해소된 셈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의료클러스터에 입주한 외국기업(병원, 재단)은 러시아 의료기관 등록을 신청할 수 있고, 러시아에서 필요 의약품 구입이 가능하고, 소속 의사들이 기증된 혈액을 사용하거나 마취 시술, 환자 진단서 발급 등을 할 수 있다.

스콜코보의료클러스터 입주 1, 2, 3호 클리닉/홈페이지

분당 서울대 병원은 의료클러스터의 제 2호 클리닉이 될 전망이다. 암·심장·관절질환·재활치료분야를 중심으로 한 종합병원 형태로 오는 2022년께 문을 여는데, 핵심은 운영의 디지털화다. 서울대의 디지털의료정보시스템(BESTCare)이 도입돼 임상 데이터는 물론 모바일 생체 인식 데이터 전송 시스템이 가동되고 온라인 실시간 환자및 자원 관리 시스템 등도 적용된다. 종이와 서류가 필요없는 분당서울대병원 시스템이 현지에 그대로 이식되는 셈이다. 서울대측에서도 이같은 첨단 의료 기술 및 표준을 러시아에 심는데 필요한 행정적 장벽을 미리 줄여놓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외국인 의사가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외국 클리닉이 '의료클러스터'에는 10~15개 정도 들어설 계획이다. 2호 클리닉이자 종합병원 형태인 서울대 병원에 이어 3호는 프랑스 재활 전문 병원 클리니아(Clinea)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재활 분야의 세계적 브랜드 인 프랑스 오르페아 그룹(Orpea Group) 소속이다. 의료클러스터 1, 2, 3호 클리닉은 암진단, 디지털화, 재활 분야로 특화되어 있는 셈이다. 

의료클러스터는 △러시아 의료분야의 질적 향상 △첨단 의료연구 △ 새로운 의약품 개발 △ 공중보건 기반의 확충 △ 국제 협력 확대 등을 겨냥해 지난 2015년 출범했다. 가장 큰 목표는 외국으로부터의 첨단 의료기시술및 시설 도입이다. 러시아에서 아직 사용이 허가되지 않은 새로운 의약품의 투약 실험도 가능한 곳이다.

의료클러스터에는 의과대학과 의료 실험실 등이 들어선다. 여기서 러시아 의사들에 대한 재훈련과 실습 교육, 임상실험 등이 이뤄진다. 첨단이라 불리는 새로운 의료 시술법및 솔루션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클러스터는 러시아 전역에 선진 의료 시스템을 전파하는 '모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4년 의료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게 모스크바 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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