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인근 옥수수밭에 러 여객기 비상착륙-쌓이는 국내선 피로감
모스크바 인근 옥수수밭에 러 여객기 비상착륙-쌓이는 국내선 피로감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8.16 04: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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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코프 공항이륙후 새떼와 충돌, 엔진 화재로 비상 동체착륙
기장의 재빠른 위기탈출 시도로 부상자 20여명, 네티즌 '박수'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 또 사고가 났다. 워낙 큰 나라에 많은 비행기가 날아다니니 사고 소식도 잦은 건지 모르지만, 소식을 접할 때마다 국내선 여객기에 대한 불안감이 쌓인다.

동체착륙한 러 여객기/사진출처: 러 비상사태부 모스크바지부 50.mchs.gov.ru

현지 언론에 따르면 15일 모스크바 동남쪽 '주코프 공항'을 이륙한 국내선 여객기 에어버스 A321가 이륙 직후 갈매기 떼와 충돌했다. 갈매기들이 날개의 2개 엔진으로 빨려들어가면서 1개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기장은 곧바로 비상착륙을 시도했다. 사고기는 엔진을 모두 꺼고 착륙기어도 내리지 않은 채로 활주로에서 약 1km 떨어진 옥수수밭에 동체 착륙했다. 그 과정에서 20여명이 부상했다.

사고기는 이날 크림반도 심페로폴로 가기 위해 '주코프 공항'을 이륙한 우랄항공 소속으로, 승객 227명과 승무원 7명 등 모두 234명이 타고 있었다. 우랄항공은 우랄 지역 예카테린부르크에 본사를 둔 지역 항공사다. 

승객들은 "불의의 사고가 났지만, 기장이 상당히 높은 고도에서도 비행기를 옥수수밭에 부드럽게 착륙시켜 살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많은 네티즌들도 '연료가 가득찬 여객기'를 옥수수 밭에 무사히 동체 착륙시킨 기장에 대해 "기적을 만들었다"며 칭찬하는 글을 올렸다. 착륙하는 과정에서 자칫 엔진의 불길이 기체로 옮겨붙었으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그러나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는 항공사 측의 항공안전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한다. 사고 조사팀은 또 주코프 공항의 조류 퇴치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러시아 항공교통국 측은 "사고후 동체착륙은 옳은 결정이었다"며 "범죄 조사는 불필요하다"고 반발했다. 재발을 막기 위해 조사는 당연히 진행되어야 하지만, 무리한 처벌은 러시아 항공운항에 '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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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시아 2019-08-18 03:37:54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옥수수밭 기적'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우랄항공 소속 사고 여객기의 기장과 부기장에게 16일 '영웅 칭호' 훈장을 수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여객기 승무원들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는데, 사고기 기장과 부기장은 '러시아 영웅 칭호'를, 객실 승무원들은 '용맹 훈장'을 받는다.
영웅 칭호는 영웅적 행동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탁월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되는 최고의 국가 훈장이다. 용맹 훈장은 사회질서 유지, 범죄와의 전쟁, 재난 극복 등에서 헌신적인 용기를 보여준 사람에게 주어지는 고위급 훈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