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무르 강가'의 콩은 연해주 한국 농장과 경쟁관계일텐데..
러시아 '아무르 강가'의 콩은 연해주 한국 농장과 경쟁관계일텐데..
  • 이진희 기자
  • 승인 2019.08.1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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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한-러시아 3각 협력의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 농업 분야다. "농업을 전공한 청년이 (러시아) 아무르강가에서 남과 북, 러시아의 농부들과 대규모 콩농사를 짓고 청년의 동생이 서산에서 형의 콩으로 소를 키우는 나라”라고 했다. 농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소위 '한러 협력 나인브릿지'(9개 다리)에 포함되어 있다. 북한이 추가된 것이다.

아무르 강은 중러 국경지역을 따라 길게 흐른다. 중국에서는 흑룡(헤이룽)강이라고 부른다. 아무르 강은 과거 중소 분쟁 시기엔 '전쟁' '갈등' '분단' 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협력' '연결' '소통' 등을 떠올리게 한다. 러시아 아무르주의 주도 블라고베쉔스크와 중국 헤이룽장성 헤이허(黑河)를 잇는 아무르 대교가 조만간 개통되고, 강을 가르지르는 케이블카 건설도 추진중이다.

러시아 아무르주 블라고베쉔스크 소개/얀덱스.ru 캡처

연말께 아무르 대교가 열리면, 문 대통령이 언급한 아무르산 콩이 이 다리를 거쳐 중국으로 대량 수출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 5월 말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두(콩) 카드'를 꺼냈다. 올해 들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콩이 1,300만톤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수입원을 러시아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산 콩에 이어 밀, 보리 수입까지 허용했다. 물론 엄격한 원산지 확인과 수입후 사용처 제한 등 조건을 붙였다.

아무르 주는 지난 2011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북러 농업협력이 시작된 곳이다. 김 위원장의 방러 이후, 북한은 20만ha 규모의 유휴 농지를 빌려 곡물을 생산하는 농업협력을 추진했다.

북한이 가까운 러시아 연해주를 놔두고, 멀리 아무르주까지 찾아간 것은 연해주의 현대 농장(현재는 롯데그룹 소속)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은 1998년 ‘소떼 방북’을 통해 남북간 교류와 경협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연해주에 대규모 농장을 세워 '남북한 공동의 먹을 거리' 확보에 나섰다. 북한으로서는 연해주에서 현대측과 껄끄러운 경쟁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무르 강가'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이미 10여년의 역사를 지닌 현대 연해주 농장(현 롯데농장)을 포함하는 의미로 확대해석할 수도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아무르주(주도 블라고베쉔스크)와 하바로프스크주(하바로프스크)를 합친 지역이다. 연해주는 말 그대로 바다(태평양) 지역 개념이다. 

정 전회장이 연해주를 선택한 것도 바다를 이용한 물류의 편의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본다. 남북한 분단은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남북한과 러시아를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는 의미로 '아무르 강가'라는 표현을 골랐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그게 적절할런지 모르지만, 연해주에 이미 자리 잡은 롯데 농장을 비롯한 우리의 농업 기업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그들은 지금도 한러 양국의 농업 협력을 가로막는 법적 제도적 현실적 장애물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참에 '아무르 강가'는 통크게 중국에게 넘겨주고, 연해주를 확실하게 잡는 게 국익에 보탬이 되고 보다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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