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블라디보스토크로 간다 3 - 공유앱에도 택시비 줄이는 법은 있다
다시 블라디보스토크로 간다 3 - 공유앱에도 택시비 줄이는 법은 있다
  • 이진희 기자
  • 승인 2019.10.02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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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으로 배낭여행(자유여행)을 떠나면면 이제는 공항 도착과 함께 가장 먼저 챙겨야할 것이 택시 공유앱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도 마찬가지였다. 오랫동안 러시아 주요 공항의 풍경 중 하나였던 '딱시(택시)' 호객꾼들이 사라지고 없었다. 택시 공유앱 '우버(택시)'가 만들어낸 신세계였다. 하지만 그 '우버'도 러시아 토착 공유앱에게 밀려 사라졌다.

우버가 개척한 택시 공유앱이 러시아에서 활성화되기 전까지, 모스크바든 블라디보스토크든 공항 주변에는 '딱시' 호객꾼들이 늘 진을 치고 있었다. 집요하게 먹이를 지켜보는 야생 동물의 눈을 하고, 외국인 여행객을 쫓았다.

그 눈들이 자취를 감춘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은, 기억속의 공항을 빼앗긴 듯 뭔가 허전했다. 텅 빈 그 자리를 공항 청사 안에 있는 '택시 서비스 창구'가 메우고 있을 뿐, 청사 안이든, 바깥이든 '딱시'를 말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생경한 이 경험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갔던 올 봄에도 한차례 맞딱뜨린 터였다. 밤 늦게 도착한 앙코르 공항에는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는 택시들이 있으리라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공항 청사내 '택시 서비스' 코너에서 일정한(그들이 책정한 바가지)금액을 내고, 예약을 하면 택시 드라이버가 곧바로 배정돼곤 했다. "이게 무슨 합법적인 택시 호객꾼도 아니고.."라고 여겼다. 그래도 앙코르와트는 세계적인 공항이니까 그러려니 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역 앞에 있는 전형적인 옛날 택시. '빈 차' 표시가 붙어있다

 

러시아에서도 택시 공유앱이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주변 풍경을 이렇게 완전히 바꿔놓았을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아무 자동차나 택시처럼 세워 흥정하는 모습도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나기 전에, SNS를 통해 '택시값 거리 흥정'에 관해 물었더니, 하나같이 "그냥 얀덱스(택시)나 막심을 쓰세요"라고 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촌뜨기나 다름없었다. 현실이 그랬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이미 달라져 있었다. 그나마 과거의 택시 경광등과 이미지를 단 채 "딱시?"라고 물어보는 곳은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이 유일했다.

얀덱스 택시와 막심 택시 로고

 

그렇다면 어떤 앱을 쓰는 게 택시비를 아낄 수 있을까? 택시 앱은 얀덱스 택시와 막심 택시, 두개다. 분명히 가격이 차이가 날 것이라고 여겨 둘다 서울에서 미리 앱을 다운받았다. 얀덱스는 기왕에 회원 가입이 되어 있으니, 큰 문제가 없었지만, 막심 택시는 가동 과정이 좀 헷갈렸다.

실전은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에 내리면서 시작됐다. 앱을 열고 최저 요금(economy)을 서로 비교해 봤더니 역시나 달랐다. 막심은 150루블부터, 얀덱스는 109루블부터라는 요금이 떴다. "얀덱스가 더 싸네" 간단히 생각하고 얀덱스 택시를 불렀다.

나중에야 알았다. 150(막심)과 109(얀덱스) 루블 요금은 그 전제가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이라 몰랐던 것이다. 너무 쉽게 생각한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 얀덱스 택시가 유리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절대로 아니라고 한다. 현지인들은 하나같이 "얀덱스를 쓴다니까, 왜 막심을 안쓰느냐"고 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택시비를 한푼이라도 아끼려면 널리 알려진 얀덱스보다 막심을 쓰는 게 낫다.

개인적으로는 막심 택시 사용에 좀 문제가 있다.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공항에서 러시아 유심으로 바꾼 상태인데, 본인 확인 전화번호가 엉뚱한 게 뜬다. 하나는 분명히 서울 전화번호인데, 그걸로는 본인 확인이 안된다. 서울에서 괜히 막심 앱을 다운받아 주무른 탓이 아닐까 짐작할 뿐이다. 그러니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시 택시 앱은 굳이 서울에서 다운받을 필요는 없다. 공항에 도착한 뒤 유심을 바꾸든 아니든, 그때 다운받는 게 더 현실적이다. 유심을 바꿨는데, 서울 전화번호가 나오는 사단은 벌어지지 않을테니까.

얀덱스 택시비를 줄이는 법은 간단하다. 택시비는 결국, 공급자(택시)가 가격은 정하는 것이다. 서두르지만 않는다면, 앱에서 친절한 멘트를 보내준다. "조금 기다리면 더 싼 가격이 나올 수 있고, 바로 알려주겠다"고.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기다리지 않았다.

택시비 줄이는 묘미는 '장소를 조금 옮기는 데' 있다. 얀덱스 택시 앱에서는 에코노미(경차 급) 000루블, 컴포트(comfort, comfort+) 000루블, 미니밴 000루블 등 차종에 따라 각기 다른 요금이 제시된다. 여러 번 사용하다 보면, 할인가격 제안이 들어오는데,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에 따른 결과가 아닐까 싶다.

제안은 간단하다. 현재 위치에서 0분만 걸어 어떤 지점에 가면 00루블을 할인해주겠다는 조건이다. 잘 이용하면 40, 50루블(800~1000원)은 느끈하게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준비가 필요하다. 미리 주변 지리 파악을 해둬야 한다. 대책없이 이 제안에 동의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실제 첫 경험으로 된통 바가지만 썼다. 주변 지리를 잘 알고 있으면, 2분이든 3분이든 걸어가서(방향이 다르니 도로를 건넌다든가, 대로변으로 나오는 것 등) 앱이 제안한 장소에서 기다리면 좋은데, 초행길에 어디로 가야할 지 종잡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택시 드라이버와 통화를 시도했는데, 빠른 러시아말에 위치를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응급결에 "이쪽으로 오라"고 했는데, 현재 위치를 알려줄 방법이 없었다. 그날따라 주변 건물 주소도 간판에 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낑낑거리며 씨름하다가 지나가는 러시아인을 붙들고, "현재 위치를 좀 알려주라"고 전화기를 넘겨줘야만 했다. 그 결과는 요금 폭탄. 차량 도착후 탑승까지 걸린 대기 시간은 자동적으로 요금에 합산됐고, 서로 위치를 못찾아 이리저래 헤맨 것을 합쳐 운전기사는 100루블 가까이를 더 달라고 했다. 군말없이 줬다. 40루블 가량을 아끼려다 (기준 요금에다) 100루블 넘게 더 준 셈이었다.

거꾸로 위치를 바꿨다가 낭패를 본 경험도 있다. 얀덱스 택시를 부르려다, '좀 더 걸어가면 낫겠지' 하고 장소를 움직인 뒤 별 생각없이 클릭했더니, '차량이 도착했다'는 문자가 떴는데도, 차량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운전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처음에 부르려고 했던 장소의 주소를 말하면서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아차, 실수했구나!" 했다. "장소를 옮겼다"면서 "이쪽으로 올 것이냐"고 물었더니, 운전기사는 "싫다"면서 주문 취소를 내달라고 했다. 이번에는 주문 취소 수수료로 100루블이 넘는 금액이 떴다.

막심 택시 본인확인 창, 전화번호를 확인해달라고 한다.

 

이 수수료가 다음 주문시 합산될까 두려워 이참에 막심 택시로 갈아탈려고 했다. 택시비도 더 싸다지 않는가? 하지만 본인 확인에 또 실패했다. 서울 유심을 다른 전화기로 끼운 뒤, 다른 전화기로 본인 확인을 시도했으나, 역시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얀덱스 택시를 다시 불렀는데, 다행히 합산요금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얀덱스에 회원 가입을 한 이상, 언젠가 그 수수료를 물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에어비앤비로 블라디보스토크 숙소를 예약할 경우, 명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주소에 숫자가 2개 나오는 경우다. 하나는 도로 주소 숫자이고, 다른 하나는 집 호수인 경우다. 숫자가 2개 나오면 주인에게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주인과 통화한 뒤 옮겨간 경험 때문이다. 에어비앤비 측이 러시아식 주소를 영어로 잘못 옮긴 탓이라고 했다. 그 주인은 이메일에 정확한 주소를 적어줬지만, 태무심하게 넘기는 바람에 택시비로 100루블을 더 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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