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호수의 전설은 담은 책 '부랴트인 이야기' -시베리아 설화집으로 나왔다
바이칼 호수의 전설은 담은 책 '부랴트인 이야기' -시베리아 설화집으로 나왔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10.05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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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호와 안가라강의 전설 '샤먼의 돌'도 부랴트인 구전 이야기

'부랴트인'이라면 가장 먼저 바이칼 호수가 떠오른다. 바이칼 호의 동쪽 시베리아 지역에 부랴트 민족의 이름을 딴 '부랴티야' 공화국(이전에는 '부리야트 공화국'이라고도 불렀다) 이 있다. 수도은 울란우데. 현지에 가면 우리와 너무 똑같은 얼굴 모습에 우선 놀란다. 전승되어온 신화나 생활 습관에도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한다. 일각에서 우리 민족의 시원을 바이칼호로 주장하는 이유다. 이 부랴트인들이 시베리아와 중국 만주를 거쳐 한반도로 유입했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부랴인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설화는 바이칼호를 다녀왔거나, 계획 중인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만하다. 바이칼호수에서 안가라강으로 흘러나가는 길목에 있는 '샤먼의 돌' 전설도 그중의 하나다. 바이칼호 여행시 가이드가 반드시 거론하는 이야기인데, 바로 부랴트인 설화에서 나온 것이다.

 

부랴트인은 ‘늑대의 민족’이라 불렸다고 한다. 러시아, 몽골, 중국이 접하는 지역에 주로 거주하며 생김새가몽골, 한국인과 비슷하다. ‘부랴트’라는 말의 어원은 터키어의 ‘부리’(늑대) 또는 ‘부리ᐨ아타’(늑대ᐨ아버지)에서 나왔다는 설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안가라강 '샤먼의 돌' 전설은 이렇다. 아버지 바이칼은 335개의 아들 강과 외동딸 안가라를 두었다. 모두 아버지를 향해 물을 흐르게 했다. 그런데 외동딸 안가라가 예니세이강을 사랑한 나머지 아버지(바이칼)의 물을 연인(예니세이강)에게 퍼다 주기 시작했다. 몇차례 불러 타이르다 급기야는 불같이 화가 난 아버지가 안가라에게 커다란 바윗돌을 던져 저주했다. ‘샤먼의 돌’이라 불리는 두 개의 커다란 돌이다. 안가라의 수원(水原)으로 알려져 있다. 지형적으로는 북극해로 흐르는 큰 강 예니세이로 안가라 강이 합쳐지게 되어 있다. 

이 책은 구전되어온 부랴트 민족의 신화, 대서사시, 전설, 민담 등 여러 장르를 담고 있다. 시베리아 지역에서 호전적인 민족으로 알려진 만큼, 영웅을 중심으로 한 대서사시가 눈에 띈다. ‘게세르’ 영웅 서사시는 우리의 ‘단군 신화’와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책에는 가난뱅이 청년이 호수에서 일곱 마리 백조를 발견하는데, 깃털 옷 하나를 숨겨서 그 옷의 주인 처녀와 결혼하게 된다는 '용사와 백조 아내', 남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던 도르지가 새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웃 마을의 가뭄을 해결하고 처녀의 병을 고쳐 주고 숨겨진 보석을 찾는 이야기 '가난뱅이 도르지', 부자가 된 가난뱅이를 시기한 옛날 부자가 불행을 가난뱅이에게 주려다 거꾸로 그 불행이 자신에게 붙어 더욱 불행해졌다는 이야기 '행운과 불행' 등 총 58편이 실려 있다. 

이 책을 옮긴 김은희는 한국외대 노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연구로 러시아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청주대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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