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맹'으로 변하는 중동역학 관계 - 키는 러시아가 잡았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맹'으로 변하는 중동역학 관계 - 키는 러시아가 잡았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10.16 0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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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시리아 동맹이 중동의 기존 질서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그 계기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군철수 정책. 미군 철수로 생기는 중동지역내 역학적 공백을 러시아-시리아 동맹이 메꿔가는 모양새다.

푸틴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사진출처:크렘린.ru

 

외신에 따르면 미국 철수 발표이후 유프라테스강을 넘어 시리아로 진격한 터키군과 쿠르드·시리아 정부군 간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양측은 유프라테스강 서쪽의 요충지 만비즈에 병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은 15일 양측의 경계선에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나섰다. 

터키 국방부는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진행 중인 '평화의 샘' 작전으로 테러리스트 611명을 무력화했다"고 이날 밝혔다. '평화의 샘'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하면서 붙인 작전명이다. 터키군은 쿠르드 민병대(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을 몰아붙인 뒤 주요 요충지인 탈 아브야드와 라스 알-아인을 거쳐 만비즈에 병력을 집중하고 있다. 만비즈는 YPG가 2016년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를 몰아내고 장악한 요충지다. 

터키의 만비즈 공격 의도를 파악한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도 병력을 배치했다. 터키군이 만비즈를 공격할 경우 터키군과 시리아 정부군의 충돌이 예상된다. 2017년부터 터키와 쿠르드족 충돌을 방지해온 미군은 만비즈를 서둘러 떠났다. 양국이 '알아서 하라'는 신호다. 

러시아가 미군이 떠난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시리아 정부군이 만비즈와 그 주변을 완전히 장악했다"며 "러시아군은 시리아군과 터키군의 경계선을 따라 순찰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의 최대 지원 세력이다. 미국의 지원을 받아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군을 공격하던 쿠르드족이 러시아와 손잡고 터키에 대한 반격을 개시했다고 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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