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권 몰락의 신호 베를린 장벽 붕괴후 30년, 러시아 국민의 평가는?
공산권 몰락의 신호 베를린 장벽 붕괴후 30년, 러시아 국민의 평가는?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10.17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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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당제 민주주의 시스템에 43% 찬성, 시장경제엔 고작 38%만 "좋다" 의견
소련 해체는 불행 의견이 매년 높아져, 2011년 50%에서 63%로 13%P 늘어

동유럽 공산권 몰락의 신호가 된 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1989년 11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베를린 장벽은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그로부터 2년 뒤, 동유럽을 배후에서 조종해온 소비예트연방(소련)도 해체됐다.

이후 체제 변혁과 혹독한 혼돈의 과정을 거친 러시아 등 공산권 국가들은 새로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잘 살고 있을까? 일부 국가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됐고, 또 일부는 가입을 추진 중이다. 반면 러시아는 구소련이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새롭게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그 이유가 30년이 지난 지금, 여론조사에서 일부 확인되고 있다.

모스크바/사진출처:픽사베이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여론조사 및 연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러시아와 유럽 주요국과 미국 등 17개국 주민 1만2,5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산주의 붕괴 30년 뒤 유럽인 여론조사’ 보고서를 최근 내놨다. 새로 입은 민주주의와 생활 만족도, 표현의 자유, 동성애등 사회적 약자 보호 등 삶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찬반을 조사한 결과다.

우선 공산당 1당 독재에서 벗어난 다당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이행 등 체제변혁에 대해 러시아는 응답자의 절반에 못미치는 43%가 "좋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구소련의 우크라이나는 51%, 동구권 불가리아는 54%로 절반 수준에 머물렸으나, 폴란드(85%), 옛 동독 지역(85%), 체코(82%) 등은 다당제 시스템에 후한 평가를 내렸다. 시장경제에 대해서도 러시아는 찬성 38% 대 반대 51%로 반대의견이 많았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호감도가 절반 아래에 머물러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돼 존속하지 않는 것은 큰 불행'이란 물음에 ‘동의’한 응답자가 러시아에서는 63%로, ‘동의하지 않는다’(30%)는 의견보다 2배를 넘었다. 18~34살 청년층에서도 '동의' 의견이 절반에 이르렀다. 같은 질문에 대한 전체 응답자 동의율이 2011년 50%, 2014년 55%, 이번엔 63%로 꾸준히 느는 추세다. 

‘공산주의 붕괴 이후 경제가 더 나아졌는가’라는 질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불가리아 등에선 ‘그렇다’는 응답이 27~24%에 그쳤다. 반면 ‘아니요’가 53~57%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EU에 가입한 폴란드(74%)와 체코(61%)에선 ‘그렇다’는 답변이 높았다.

동구권 국가들의 EU에 대한 ‘호감’은 역시 높았다.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폴란드(84%), 우크라이나(79%), 불가리아(77%) 등이 특히 높았다. 

‘사회가 동성애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동성애를 불법화한 러시아에선 찬성 의견이 14%로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스웨덴(94%), 네덜란드(92%), 스페인(89%), 프랑스(86%)의 응답자들은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가톨릭 국가인 폴란드(47%)에서는 찬반이 팽팽히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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