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ICBM과 SLBM 미사일을 다시 꺼내 시험발사에 나서는 까닭?
러시아, ICBM과 SLBM 미사일을 다시 꺼내 시험발사에 나서는 까닭?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10.22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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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INF체제'에 맞춰 취약 지역 안보 역량 확인및 증진 의도
SLBM 시험발사에선 불발 미사일 나오기도- 군사훈련 시행 이유?

러시아가 그동안 INF(중거리핵전력) 조약에 묶여 소홀히했던 주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다시 꺼내 시험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로 INF가 폐기된 뒤 러시아는 '포스트 INF'시대의 국가안보 체계를 다시 점검하는 모양새다. 미국이 새로운 중거리 미사일 실험에 나선 것도 러시아를 안보의식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15~17일 ICBM과 SLBM 등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 '그롬(우뢰)-2019'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군대식으로 이야기하면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 SLBM R-29/얀덱스 캡처
불완전한 프로그램으로 잠수함 미사일 발사 불발/베도모스티 캡처  

 

역시 오랫동안 묵혀놓았던 미사일이라 문제도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한 현지 언론은 21일 군사훈련 과정에서 SLBM 미사일 1발이 잠수함에서 불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극동 지역의 태평양함대 소속 핵잠수함 '랴잔'이 수천 km 떨어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의 훈련장 목표물을 상대로 SLBM R-29R(나토명 SS-N-18) 2발을 발사했으나 1발만 제대로 발사됐다는 것이다. 발사 명령에도 1발은 잠수함 내 발사대에서 사출되지 않았다는 것. R-29R는 소련시절인 1970년대에 개발된 최대 사거리 8천km의 다탄두 SLBM이다. 

현지 한 군사전문가는 "이 미사일들은 배치된지 40년 가까이나 돼 100%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이 '포스트 INF' 체제에 맞춰 대규모 미사일 발사훈련에 나선 이유로도 설명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롬-2019 군사훈련의 전략군 지휘부 / 방송화면 캡처 

 

러시아군은 이번 군사훈련에 1만2천명의 병력과 전략미사일군 소속 213개 미사일 발사대, 15척의 수상함, 5척의 핵잠수함, 310대의 각종 군사장비 등을 동원했다. 특히 사흘 간의 훈련 기간에 ICBM '야르스'와 중거리 미사일 '이스칸데르' 등 각종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16차례나 발사하는 등 미사일 성능 점검에 비중을 뒀다.

북해와 태평양에 배치된 전략 잠수함에서 이뤄진 SLBM 발사 실험이 대표적이다. 비록 불발 미사일이 나오기는 했지만, 다시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과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야르스는 핵탄두를 장착하고 최대 1만1000㎞를 날아가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으며, 이스칸데르는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는 고성능 단거리 미사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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