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투자업체 '로스나노'의 야심작? 국내 상장사의 러 바이오업체 인수..
러시아 투자업체 '로스나노'의 야심작? 국내 상장사의 러 바이오업체 인수..
  • 송지은 기자
  • buyrussia3@gmail.com
  • 승인 2019.11.12 0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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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상장 대호에이엘, 러 방사선 색전술 전문 베비그 Bebig 인수
로스나노 '러시아 바이오업체 한국 증시 상장 가능성 타진, 첫 성과?'

러시아 바이오 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이 가능할까? 물밑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투자업계의 '큰 손' 로스나노 Роснано 가 러시아 암치료 바이오 기업 '베비그' бебиг, bebig 의 한국 증시 상장을 추진중이다. 로스나노 관계자들은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 국내 신기술사업금융업자인 '이스트게이트 인베스트먼트(East Gate Investment)' 등과 만나 '베비그'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비그 홈피의 감마선 치료장치 '사기노바' 문구/홈피 캡처
로스나노 홈페이지

 

로스나노는 '나노'란 명칭에서 보듯이 '러시아나노기술회사' Российская корпорация нанотехнологий 에서 출발했다. 한때 인기를 끈 나노기술의 개발및 투자를 위해 2007년 설립됐으나, 2011년 '로스나노' 투자 법인으로 거듭 났다. 주로 나노기술 영역에 포함되는 나노 물질, 나노 전자및 광전자 공학, 태양에너지 프로젝트 등에 투자해 왔으나 나노 바이오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옐친 전 대통령 시절 러시아 '사유화의 황제'로 불린 아나톨리 추바이스가 총괄하고 있다. 

로스나노 관계자들의 방한은 처음부터 자사 투자 러시아 바이오 기업의 한국 증시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한다. 한국 투자자들과 공동투자를 통해 러시아 기업의 가치를 높인 뒤 증시에 상장시키는 방식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나노 측은 투자 대상기업으로 '베비그'를 추천했다고 한다. 

'베비그'는 방사선 색전술 전문 바이오 기업이다. 러시아CIS 국가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방사선 색전술'을 활용해 간암을 비롯해 췌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치료 기법을 개발했으며, 임상 실험을 마치고 최종 시판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 생소한 '방사선 색전술'은 항암치료에서 기존 색전물질 대신 방사선 동위원소 물질을 탑재한 '마이크로 스피어'를 주입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로스나노의 한국 펀드시장 진출 채비'란 제목의 현지매체 캡처

 

로스나스 측의 투자 유치 노력은 곧바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8일 코스피 상장기업 대호에이엘와 베비그측이 모스크바에서 '주식및 경영권 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MOA)'를 체결하는 사진과 함께 관련 기사를 실었다. 한 매체는 "러시아 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을 위한 한러 공동투자펀드가 2020년 설립될 것"이라며 "한국 파트너와의 협력은 러시아 바이오업체가 경쟁력을 높여 세계 시장에 진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국내 상장사의 첫 러시아 기업 인수다. 하지만, 구체적인 인수 방식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 러시아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공동투자 펀드를 통해 베비그를 지배할 것인지, 또다른 방식으로 베비그의 가치를 높여 한국 증시에 상장시킬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러시아 언론은 대호에이엘측이 베비그의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전한다. 전통적인 인수합병(M&A)일 가능성도 있다. 

대호에이엘은 지난 10월 말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의약품 및 의료기기, 탄소나노 복합소재, 공유경제시스템, 군사용 장비 등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정관을 변경한 바 있다. 원래 고품질 알루미늄 자동차용, 전기/전자용, 주방용 등의 소재 생산에 주력해온 대호에이엘이 러시아 '베비그' 인수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 느낌이 난다.

대호에이엘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다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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