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지역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투자 유치에 도움을 주고자 외국 기업인 등을 대상으로 '경기혁신산업투어'를 진행한다는 보도가 30일 경기도 소재 주요 매체들에 실렸다. 그리고 이날 처음으로 진행한 '혁신산업투어'에는 러스소프트, 아스트로소프트, 카스퍼스키 등 러시아 소프트웨어 및 보안 관련 관계자 10여명이 참가했다며 사진까지 실었다.
경기도는 한발 더 나갔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단은 31일로 예정된 '경기-러시아 기술협력센터' 개소식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사실일까?
이 대표단은 전날(2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러 ICT 소재 부품 산업 투자 포럼'에 러시아측(?) 대표로 참석한 멤버들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등이 후원으로 이름을 올린 국제포럼이다.
그 멤버들이 30일에는 경기도의 '혁신산업투어'에 처음 참가한 외국대표단으로, 31일에는 '경기-러시아 기술협력센터' 개소식 러시아 대표로, 여러차례 얼굴을 바꾸고 있다. 이쯤되면 그들의 주 방한 목적이 궁금해진다.
러시아 IT기업 협회(러스소프트)와 회원사 멤버들을 누가 한국으로 초청했는지 잘 모르지만, 이 사람들의 얼굴을 너무 울겨 먹는건 아닌지. 자칫 한국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또 '기술 협력'이란 이름으로 러시아에서 '봉'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러스소프트' 홈페이지에는 '한러ICT투자포럼' 개최 사실이 올라 있다.(사진 위) 이 멤버들은 포럼 참석자 한국에 왔을 것이다. 그러면 포럼이 끝난 뒤 '경기도 혁신도시' 혹은 '혁신센터 방문및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움직이고 보도자료를 뿌리는 게 정상이다.
또 하나. 주 방문목적인 '한러ICT투자포럼'의 한국어판에는 요즘 화두인 소재및 부품이라는 엉뚱한 단어들이 더 덧붙여졌다. '한러 ICT 소재 부품 산업 투자 포럼'으로, 혹은 '및 우수소재 부품산업 기술협력'으로 부풀려졌다. 그것도 모자라, 경기도에선 '혁신센터 개막 러시아 대표단'으로 둔갑하는 이 해프닝을 우리는 아직도 저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