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시아 관계를 이어주는 대화채널, 양국간 협력 민관채널을 모아보니..
한-러시아 관계를 이어주는 대화채널, 양국간 협력 민관채널을 모아보니..
  • 송지은 기자
  • buyrussia3@gmail.com
  • 승인 2019.11.10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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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동과 대러 관계 흐름에 따라 숱한 단체들이 나타나고, 또 사라지고...

한국과 러시아 관계를 다루다 보면, 양국을 연결하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 채널을 만나게 된다. 양국 정부간 공식 대화 채널부터 민관, 기업, 단체, 개인 주도 네트워크가 있고, 국회에도 의회 차원의 외교를 위해 한러시아의원외교협의회가 만들어져 있다.

워낙 많은 채널·단체들이 난립(?)하다 보니, 한 두해 모임을 갖다고 사라지는 것들도 없지 않는 것 같다. 이해관계에 따라 즉석에서 만들어졌다가 없어지기도 한다.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기도 한다.

더욱이 권력이동에 따른 정치 바람도 무시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들어 발족된 대통령직속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대표적인 예다. 하긴 새 권력이 들어서면 기존의 대통령직속 워원회들을 일부 없애고, 새로 필요한 위원회를 만드는 게 관례이니, 누가 뭐라 할 것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에 따라 한러 교류를 위한 민간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데, 뭐가 뭔지 헷갈릴 지경이다. 이번 기회에 그 숱한 단체들을 한번 정리해 보자. 

북방경제협력위원회 홈페이지

양국 정부가 운영하는 채널로는 한러경제과학기술공동위(이하 경제공동위)가 있다. 지난 9월에 모스크바에서 제18차 경제공동위 회의가 열렸다. 양국 경제부총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만큼, 양국간 경제협력의 큰 틀을 논의하는 자리다.

또 한러어업위원회가 있다. 1991년에 체결된 ‘한·러 어업협정’에 따라 매년 어업협상을 하는 한러 수산당국간 채널이다. 이 협상에서 우리 원근해 어선들이 러시아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잡을 수 있는 어획량 쿼터가 결정된다. 

환경분야 채널은 '한러환경협력공동위원회'다. 이 공동위는 1994년 '한러환경협력협정' 체결에 따라 환경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했으며, 매년 양국을 번갈아 가면서 열린다. 지난 7일 서울에서 제14차 회의가 열렸다. 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동해 해양방사성 물질 감시 사업과 아무르 표범 복원을 위한 공동연구를 하기로 했다. 

'한러 극동포럼’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사업을 펴거나 지원하는 양국 정부및 기업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모임이다. 극동지역 개발에 관한 한러 협력증대 방안을 다룬다. 비즈니스 상담회도 함께 열린다. 러시아 측에서는 극동개발부와 극동개발공사 등이 핵심이다. 

한·러 극동시베리아분과위는 2002년 극동시베리아 지역에서 실질적인 협력, 양국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한 '한·러 경제공동위' 산하 정부 간 실무협의체다. 

한러지방협력포럼은 양국 지방자치단체들간의 협력 모임이다. 동해를 통해 이어지는 포항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와 러시아 극동지역 간 협력 확대를 위한 협의체다. 지난해 11월 포항에서  ‘한러 지방협력포럼’ 제1차 회의가,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2차 회의가 열렸다.

이외에도 정부 각 부처별로 러시아협력 확대를 위한 공동위원회가 있으나 역할이나 성과가 미미하다. 

한러대화 홈페이지

민간분야에서는 '한러대화'(KRD)가 조직도 크고 가장 활발하다. 2008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러독대화'를 모델로 만들어졌다. 민간이 주도하고 양국 정상이 참여하는 ‘KRD포럼’ 과 비즈니스, 법률, 교육, 언론, 문화ㆍ예술, 체육 등 6개 분야 차세대 리더들이 양국의 장래를 논의하는 교류행사가 매년 양국에서 번갈아가며 열린다.

문재인 정권의 신북방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한-러기업협의회’가 2017년 12월 출범했다. 코트라와 대한상의가 한국측 간사 기관이다. 양국 간 통상·투자 증대, 기술협력 등 민간 경제교류 활성화를 지원하는데, 반기별로 한번씩 열린다.

비슷한 이름의 한러비즈니스협의회(KRBC)는 2011년 설립됐다. 우리 기업의 러시아 진출은 물론, 러시아 기업의 한국 투자를 돕는 민간협회로, ICT 분야 등 양국간 경제협력 창구 역할을 자임한다. 최근까지 꾸준히 한러 교류및 경협 관련 행사를 진행해 왔다.

 ‘한·러 비즈니스 어워드’라는 상도 있다. 2011년 한·러 수교 22주년과 함께 양국 교역 규모가 2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을 기념해 양국의 경제, 비즈니스 협력관계에 이바지한 기업이나 기관을 선정,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무역협회 주관, 산업통상자원부 후원이다. 

2000년 시작된 '한러포럼'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러시아 외교아카데미가 주도하는, 한러 현안에 대한 논의의 장이다. 안보, 무역.경제.과학 및 기술 협력, 문화 및 인도적 분야에서 협력 방안 등을 주로 논의한다. 

사단법인 한러교류협회는 주한러시아 대사관, 주러한국대사관 근무 주요 외교관들과 러시아 지역 전공 교수들, 언론계 인사 중심으로 결성됐다. 한러 양국 주요 인사들의 친목을 도모하는 단체로, 김학준 서울대교수, 기연수 한국외대 교수 등이 회장을 지냈다. 

사단법인 한러문화교류협회는 한러간 문화교류활동을 통한 상호 이해와 친선의 증진 및 한러간 민간 문화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1995년 7월 설립됐다. 공연 연극 미술 등 한러간 문화교류사업을 비롯, 한국 문화를 러시아에 알리기 위한 사업 등을 추진한다. 

취지가 비슷해 보이는 한러인문교류포럼은 민간 차원의 문화교류 플랫폼을 구축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14년 시작됐다. 한러 문화교류가 핵심 주제이나 정부 주도의 단체, 행사들이 적지 않아, 차별화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러시아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의 단체로는 한러청년포럼이 있다. 불곰E&M의 이의찬 대표가 매년 정례행사를 주관한다. 지난 9일 '2019년 포럼'이 열렸다. 한국에 유학온 러시아 젊은이들과 러시아어를 전공하는 대학생, 젊은 층에게는 널리 알려진 포럼이다.

법조인들 중심의 단체로는 러시아법연구회가 있다. 법조인들 뿐아니라 언론계 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러시아 전문가들이 모여 러시아 법 체제를 비롯해 경제, 정치, 문화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한때 반짝한 단체들도 많다. 2009년에는 사단법인 한·러문화경제협회가, 2008년에는 한러리더스포럼이라는 국회 외교활동 협의체가, 또 대기업 총수들이 참여한 한러친선협회가, 2005년에는 한러 경제협력위원회가 발족됐다. 한러 경제협력위원회는 외교통상부가 관여하는 등 정부-재계인사 모임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또 '한러산업통상협회'가 2015년 발족되기도 했다. 다 옛날 이야기다. 

국회에서는 한러시아 의원외교협의회가 있다. 20대 국회 상반기에는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회장을 맡았으며, 회장·부회장·간사장 등 임원 10명과 회원 40명 등 총 50명으로 꾸려진다.

국회사무처 소관으로 2017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 유라시아21은 우리가 러시아 등 유라시아 대륙으로 나아가기 위한 올바른 방향 제시, 유라시아 국가들에 대한 인식 확산. 나아가 해당 분야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KRBC와 법무법인 세종 등과 세미나를 함께 여는 등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 지원하는 단체로 한·러장애인교류협회, 한러시아 미래포럼 등이 있다. 

학계에서는 한국슬라브·유라시아학회의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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