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아파트를 빌리는 게 계속 가능할까?
러시아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아파트를 빌리는 게 계속 가능할까?
  • 나타샤 기자
  • buyrussia2@gmail.com
  • 승인 2019.11.18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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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이용에 관한 개정안 시행령 발표로, 현지 언론도 해석 각양각색
전체 흐름은 '개인임대는 가능하나 거주자 등록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앞으로도 '에어비앤비'를 통해 러시아 개인 아파트를 며칠간 빌려 사용하는 게 가능할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최근 서명한 '주택 이용에 관한 개정 법안' 시행령(혹은 시행 규칙)이 공개된 뒤 이같은 의문이 제기됐다. 시행령이 법령 공개 포탈에 공개된 날, 러시아 언론에는 '아파트의 1일 임대는 금지됐다'는 제목이 떴다. 언뜻 보기에는 '에어비앤비'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러시아에서 2~3일 개인 아파트를 임대하는 것은 금지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개인 아파트 1일 임대는 가능한 것으로 해석됐다.

 

시행령이 공개된 날, 얀덱스 관련 기사 캡처 

러시아 현지 언론의 보도는 아직 제각각이다. 다만 큰 흐름은 몇가지 전제조건하에서 아파트 1일 임대는 가능하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우선 현지 언론의 보도 흐름을 보자. 
 

 

 

 

 

 

 

 

 

먼저 오랜 역사를 지닌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MKRU)(왼쪽 사진)는 15일  '아파트 1일 임대는 금지됐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러시아에서 아파트 1일 임대는 금지됐다. 관련 시행령(혹은 규칙)이 메드베데프 총리에 의해 서명됐다"고 썼다.

그러나 경제전문지 코메르산트는 17일 '주거용 건물의 호텔 (사용)금지는 아파트의 1일 임대 금지에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기사에서 세르게이 파호노프 국가두마(하원) 주택 및 공공 시설위 제1위원장의 말을 인용(리아노보스티 통신), 이번 시행령은 개인 아파트의 1일 임대 금지를 예고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두 매체는 러시아에서 나름대로 권위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매체의 보도를 믿어야 할까? 일단 시행령 문구의 해석 차이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행령은 '많은 가구가 입주해 있는 아파트 건물의 주거 공간은 호텔 서비스 제공용으로 사용되지 못한다'고 되어 있다. говорится о том, что "жилое помещение в многоквартирном доме не может использоваться для предоставления гостиничных услуг". 

시행령은 '아파트 소유자가 아파트를 1일 임대할 수 없다'고 직접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 '호텔 서비스' 개념이 법률적으로 '개인 아파트의 1일 임대'에도 적용되는지 명확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코메르산트의 해석처럼, “이번 시행령은 개인 아파트의 단기 임대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러시아 사람들이 자신의 아파트를 '에어비앤비'를 통해 외국 여행객들에게 2~3일 빌려주는 것도 '단기 임대'에 포함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석이 가장 큰 관심이다. '단기 임대는 가능하지만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안된다'는 해석이 또 문제다.

그래서 나오는 기준이 임대자의 거주자 등록여부다. 임대자의 지위는 그가 거주지 등록을 했는지 여부에 달려 있고, 등록하지 않는 경우, 호텔 서비스의 소비자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러시아 숙소를 구할 경우, "러시아에서는 1주일 이상 머물 경우 거주자 등록을 해야 한다"는 안내 문구가 뜬다. 하지만 한국 여행객들은 대부분 1주일이내에 머무르기 때문에 굳이 거주자 등록을 할 필요가 없었다.

러시아 아파트 임대가 가능할까? 사진출처:인스타그램

 

거주자 등록은 러시아에서 호텔이나 호스텔 등에 투숙하면, 자동적으로 처리해 주기 때문에 단기 여행객은 그런 게 있는 것조차 잘 모른다. 그럼에도 거주자 등록 사실을 프린트해서 주는 호스텔(한인 게스트하우스)도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호스텔에서 받은 거주자 등록증 

 

'에어비앤비'를 통해 개인 아파트를 빌리면 현실적으로 거주자 등록을 할 방법이 없다. 실제로 거주자 등록을 해주는 러시아 아파트 주인도 없다. 현지 전문가들이 이번 조치가 '에어비앤비'를 통해 아파트를 외국인들에게 임대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많은 아파트가 외국인 임대 자체를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행령이 '아파트의 1일 임대는 가능하나, 거주자 등록을 해야 한다'는 해석으로 굳어지면, 한국 여행객들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개인 아파트를 빌리는 것은 자칫 불법이 될 수 있다. 거주자 등록을 안하고 개인 아파트에 머문 여행자들은 러시아 출국시 벌금을 물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블라디보스톡 출입국 관리소는 지금까지 한국 여행객들에 대해 거주자 등록 여부를 거의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한 숙소 구하기가 힘들어지면, 러시아 여행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지니, 기존의 호텔이나 호스텔(게스트하우스) 가격이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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