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바의 귀환' - 더 재미있게 펼쳐질 피겨 스케이팅 경쟁
'메드베데바의 귀환' - 더 재미있게 펼쳐질 피겨 스케이팅 경쟁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11.18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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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자 트루소바 못지 않게 주목받은 '메드베데바의 부활' 소식
김연아를 키운 브라이언 아서 코치 밑에서 과거의 몸과 기량 회복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가 돌아왔다.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5차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6.93점을 얻어 1위에 오르자 러시아 현지 언론은 제목을 그렇게 달았다.

 

메드베데바 /인스타그램 계정

 

이튿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알렉산드라 트루소바에게 크게 뒤져 2위로 경기를 끝냈지만, 러시아 스포츠매체 '스포츠 익스프레스'는 17일 '메드베데바의 부활'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그녀가 이번 5차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부활이라는 표현은 적절한 듯하지만, 이 매체는 "1년 6개월만에 그녀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두 분야에서 깔끔한 스케이팅 실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메드베데바는 김연아 선수가 떠난 세계 피겨스케이팅에서 2016년,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하면서 일찌감치 '포스트 김연아' 시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의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올림픽을 앞두고 당한 부상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후배 알리나 자기토바(17, 러시아)에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세계적인 피겨 선수들은 현재 러시아의 에테리 투트베리제 Этери Тутберидзе 와 캐나다의 브라이언 오서 Brian Orser 코치팀 소속이다. 투트베리제는 러시아 피겨 전통을 이어가는 코치이고, 오서는 김연아를 키웠다. 두 코치의 수제자들이 모스크바에서 1, 2위를 차지한 셈인데, 메드베데바도 원래는 투트베리제 코치와 함께 세계선수권을 휩쓸었다.

하지만, 자기토바에게 수제자 자리를 물려주게 되자, 메드베데바는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러시아를 떠나 캐나다 오서 코치 팀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부활했다. 트루소바는 경기가 끝난 뒤 "메드베데바 선수가 완전히 바닥을 치고 올라왔다"며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올 시즌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3주전 그랑프리 2차 캐나다 대회에서는 5위에 그쳐 "메드베데바는 캐나다에서도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러시아에서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 전체 2위를 차지했으니 '메드베데바의 귀환'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녀는 아직도 토너먼트 연속 우승 11회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트루소바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알리나 자기토바의 7회 연속우승의 기록은 따라잡았지만, 메드베데바에게는 못미친다. 

메드베데바와 오서코치/인스타그램 계정

 

그녀가 1년 반만에 이전의 몸과 기량을 되찾았다는 것은 대단하다. 오서 코치의 능력을 칭찬할 수 밖에 없다. 메드베데바 역시 오서 코치를 완전히 믿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메드베데바의 나이 20세는 피겨 선수로서는 많은 축에 든다. 그녀가 다시 우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서 코치는 "메드베데바에게 이번 대회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우선 러시아 국가대표에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조만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열리는 '러시아 선수권' 대회가 그녀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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