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개발 앱을 사전 설치하지 않는 스마트폰은 내년 7월부터 판매 금지
러시아 개발 앱을 사전 설치하지 않는 스마트폰은 내년 7월부터 판매 금지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11.2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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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두마, IT 제품에 러시아 소프트웨어 사전 설치 관련 법안 승인
아이폰, 접속전 추가 앱 설치 불가능, 러시아 시장 포기? 삼성엔 득?

국내에 판매되는 전자제품에 한글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사전에(pre-installed) 탑재하면 국내 소비자는 환영하지 않을까? 그게 외국 소프트웨어와 비교해 턱도 없는 기술이 아니라면.

소프트웨어 선진국인 글로벌 기업들은 초창기 주요 IT제품에 '번들'을 깔았다. '번들(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라는 게 바로 사전 탑재 소프트웨어다. 러시아가 내년 7월부터 러시아산 소프트웨어를 사전 설치하지 않은 휴대폰과 컴퓨터, 스마트TV 등 일부 IT제품의 자국 시장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은 21일 스마트폰 등 일부 전자 장비에 대해 자국산 소프트웨어 사전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2020년 7월부터 발효된다. 구체적인 적용 대상 제품과 사전에 설치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등의 목록등은 러시아 정부가 결정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분명히 '러시아 소프트웨어의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관련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또 러시아인이 IT제품을 보다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도 하다. 법안 제안자들은 “복잡한 전자제품에는 이미 많은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돼 있는데, 대부분 서방 제품”이라며 “우리 소비자들은 ‘러시아에는 대체용 앱이 없다’고 여길 텐데, 국내 소프트웨어도 제공하면 러시아 소비자들은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IT제품 제조ㆍ유통업체들은 "현실을 모르는 법안"이라고 반박한다. 가전ㆍ컴퓨터 장비 제조 및 유통기업협회(RATEK)는 “아이폰과 같은 일부 스마트폰에는 러시아산 소프트웨어 설치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소프트웨어 강제 설치는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시장 철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러시아에서 소프트웨어 설치는 대개 유통업체의 몫이라고 한다. 판매를 위해 어떤 소프트웨어를 장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

Samsung Galaxy S6, фото: pxhere.com

 

하지만 아이폰의 경우, 소비자가 통신사에 접속하지 않는 상태에서 어떤 소프트웨어도 설치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부닥치는 딜렘마다. 러시아 측과 응용 소프트웨어 혹은 관련 앱을 개발중인 삼성전자측에게는 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정치적 음모론도 나온다. "러시아산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자를 감시ㆍ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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