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벨라루스 국가 통합을 위한 정상간 '담판'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러-벨라루스 국가 통합을 위한 정상간 '담판'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12.09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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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푸틴-루카셴코 정상회담, '석유가스 가격 단일화' 문제에 발 묶여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가 통합을 위한 양국 정상간 담판도 끝내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은 오는 20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7일 흑해 연안 휴양지 소치에서 국가 통합 문제를 단독및 확대회담을 통해 5시간 이상 논의했으나, 구체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확대 회담에는 지난 달 실무회담을 주재한 양국 총리들과 주요 각료들이 참석했다. 

푸틴-루카셴코 대통령이 국가통합을 위한 회담을 5시간 이상 진행했으나 최종합의에 실패했다/사진출처:크렘린

 

두 정상은 회담이 끝난 뒤 아무런 공동 발표도 하지 않았으며, 막심 오레슈킨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이 나서 짧게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오레슈킨 장관은 "석유·가스 문제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했으나 근본적인 의견의 차이는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지난 1999년 국가 통합을 위한 '국가연합 조약'을 체결했으나,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조약 체결 20주년에 맞춰 연합국가의 틀을 갖추기 위한 담판의 성격이 강했다.

국가연합 조약은 러-벨라루스가 장기적으로 독립적 주권과 국제적 지위를 보유하되 통합정책 집행 기구(정부)·의회·사법기관 등을 설치, 운영하고 단일 통화 사용 등 경제 전반을 통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회담 역시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공급하는 석유·가스 가격의 조정이 최대 난관이었다고 한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 측에 값싼 가스나 석유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국가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가격 조건이 동등해야 하며, 벨라루스 기업이 200달러에 사면 (러시아의) 경쟁 기업도 같은 가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벨라루스는 현재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1천㎥당 127달러에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는 불평등한 조건으로 러시아와 국가연합을 구성하거나 국가 주권을 잃고 러시아로 통합되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러시아와의 국가통합에 반대하는 벨라루스 야권 지지자들은 7일부터 이틀 동안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7일에는 약 1천명, 8일에는 수백명이 이 시위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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