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 자기토바, 당분간 경기 출전 중단 선언
평창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 자기토바, 당분간 경기 출전 중단 선언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12.15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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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방송과 인터뷰서 "스스로에게 동기부여 안돼" 포기
은메달 메드베데바, 캐나다 아서 코치와 손잡고 재기 모색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스케이팅 부문에서 '깜짝 금메달'을 땄던 러시아의 알리나 자기토바가 13일 무기한 주요 경기 출전 중단을 선언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기토바는 러시아 방송 '채널1'과의 인터뷰에서 "빙판을 떠나지는 않겠지만, 경쟁을 하는 국제대회에는 출전하지 않겠다"며 "러시아선수권 대회와 유럽선수권 대회, 세계선수권 대회에도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와는 계속 함께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알리나 자기토바, 대회 출전 중단 선언/ 현지 매체 캡처
알리나 자기토바 /인스타그램

 

투트베리제 코치는 자기토바의 이같은 선언에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며 "지난 18개월 동안 계속 대회에 나서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는 힘든 시간을 보낸 뒤 자기토바와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올림픽 은메달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메드베데바는 재기를 위해 투트베리제 코치와 결별하고 캐나다 오서 코치와 손을 잡았다. 

자기토바는 재기를 향해 몸부림 치기보다는 스스로 내려놓는 길로 들어선 게 아닌가 싶다. 보다 솔직히 말하면, 올림픽 금메달 이후 밀려온 상실감을 채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격히 성장하는 후배들의 존재로 자신감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오전 6시에 빙상장에 나가 오후 9시까지 훈련하는 일정이 피곤하게만 느껴졌다"고도 했다. 목표를 달성한 뒤 느끼는 전형적인 상실감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나이와 함께 체형이 커지면서 피겨 스케이팅의 핵심 기술을 구사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자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달 초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러시아의 '루키 3인방'이 금, 은, 동메달을 휩쓸면서 그녀는 후배들의 성장에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자기토바는 '루키 3인방'과는 큰 점수 차로 최하위로 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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