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수교 30주년 행사를 중소기업의 러시아 진출에 제대로 활용하려면..
한-러수교 30주년 행사를 중소기업의 러시아 진출에 제대로 활용하려면..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12.15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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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K-컬처 행사도 좋지만, 장기 투자에 따른 리스크 안전 장치 마련
러시아서 대규모 KCON 행사, K브랜드 런칭의 효과는 다소 제한적 지적도

내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중소기업 국가브랜드 '브랜드K'가 러시아 진출에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한-러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러시아에서 대규모 KCON 행사를 개최하고 '브랜드K' 론칭에도 들어갈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미 2020년을 '한국-러시아 상호 문화교류의 해’로 정하고, 관련 예산 34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KCON은 '콘서트와 컨벤션'을 합성한 단어로, CJ ENM이 지난 2012년부터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진행해 온 행사다. K-팝을 중심으로 K-패션, K-뷰티를 결합해 한국을 알리는 K-컬처 페스티벌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K'는 국내 중소기업의 혁신 제품에 국가의 신뢰도를 덧붙인 한국 국가 브랜드다. 중기부가 발굴한 혁신 제품에는 '브랜드K'를 쓰도록 했다. 내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축하하는 규모 'KCON' 행사를 러시아에서 열고, 이와 연계해 브랜드K 제품들을 러시아에 소개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미국 LA에서 열린 2019 KCON 행사/사진출처:LA무역관 카페

 

노용석 중기부 해외시장정책관은 "한류 소비자의 66.7%가 한국 콘텐츠를 계기로 한국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며 "한류 콘텐츠와 상품을 통합시킨 페스티벌을 러시아에서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경우에는 K뷰티와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산 화장품의 러시아 수출은 올해 8월까지 1억3,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4% 증가했다. 그 규모는 이미 대만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 K뷰티 인기 국가도 앞지른 상태다.

하지만, KCON 행사나 K브랜드 런칭이 중소기업 상품의 러시아 진출에 미치는 효과는 정부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른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최근 펴낸 ‘국내 기업의 극동 진출 사례와 향후의 진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이 러시아 극동 지역 진출에 적합한 업종으로는 목재가공업과 조선(수리)업, 수산가공업, 양식업, 관광업 등이 제시됐다. KCON과 K브랜드 영향이 극히 제한적인 분야다.

그렇다고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서부 대도시에서 K-컬처가 중소기업 제품의 후견자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중소기업 제품들은 모스크바 등지에서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 한국 브랜드의 러시아 진출에 앞장 서기로 했던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롯데 플라자)이 개장 10여년만에 문을 닫는 게 현실이다.

러시아 진출의 경우, 정부가 한류를 앞세우기 보다는 현지 파트너 업체와의 신뢰를 쌓고, 높은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도록 '장기 투자'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을 서둘러 줄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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