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 미러 군함의 초근접 기동, 책임 소재를 따져보니
(팩트 체크) 미러 군함의 초근접 기동, 책임 소재를 따져보니
  • 이진희 기자
  • 승인 2020.01.1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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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정찰함, 중동지역 해상에서 미 구축함에 '충돌직전'까지 가는 기동?

중동지역 바다에서 러시아 군함이 미국의 군함을 향해 '공격적인 기동'을 하는 바람에 충돌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 해군 제5함대는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10일 아라비아해 북쪽 해상에서 초래된 '충돌 직전 순간'의 기동 책임 소재를 놓고 입씨름을 벌었다. 실제적 우위는 미국 측이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영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러 군함 충돌 직전 사진. (오른쪽 위에서 시계반대방향으로) 미 구축함 오른쪽에서 기동하는 러 정찰함. 미 구축함 뒤쪽에서 빠르게 쫒아오다가 왼쪽으로 사라진다/러 언론 캡처 

 

미 해군 제5함대 측은 "러시아측은 9일 미 군함이 발신하는 충돌 위험 경적을 무시하고 초근접 항해를 하다 방향을 틀었다"며 "초기에 충돌을 피하기 위해 지켜야 할 국제 규약 준수를 러시아 군함이 지체하면서 충돌 위험을 키웠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러시아측은 즉각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972년 제정된 해상 충돌 방지 국제 규칙에 관한 협약(규칙 제 15호 -코스 변경)을 먼저 제시했다. 이 규칙은 항해 코스를 변경할 때 다른 선박의 진로를 방해하지 않도록 길을 터주어야 한다는 게 핵심. 러 국방부는 "미 전함은 러시아 전함이 오른쪽에서 기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해상 충돌 방지를 위한 규칙을 위반해 진로 앞에서 건너 갔다"고 반박했다.

그 상황을 미 제5함대측이 제공한 영상으로 되짚어보자.
첫번째 영상은 러시아 언론이 게재한 것으로, 러시아 전함이 미 구축함의 오른쪽에서 계속 항해하고 있다. 두번째 영상은 미 CNN이 게재한 것으로, 러시아 함대가 미 구축함 꽁무니를 치받을 듯이 달려오고 있다. 


이제 마지막 영상이다. 충돌위기 직후 양국 전함의 진로를 마지막 부분에서 확인 가능하다. 러시아 전함은 미 구축함의 오른쪽에서 달려가고 있는데(첫번째 영상), 미 구축함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러시아 전함이 꽁무니에 바짝 따라붙는 것처럼 보이고(두번째 영상), 그 순간이 지나면 러시아 전함은 미 구축함의 왼쪽으로 사라진다(세번째 영상 마지막 부분)


엄밀히 말하면 양측 언론은 서로 자국에게 유리한 장면을 편집해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미 구축함은 에이브러햄 항공모함 편대에 소속돼 타격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한다. 러시아 전함은 '정찰함'이다. 에이브러햄 항공모함 편대를 추적하고 정찰하는 임무를 수행중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 구축함은 러시아 정찰함의 임무를 교란하기 위한 기동의 일환으로 앞을 가로막는 행위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러 정찰함이 미 구축함에 55m 가까이 근접하는 것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북 아라비아해 해상에서 벌어졌는데, 이후 상황은 여론전이다. 영상을 배포한 미국측이 여론전에서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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