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횡단열차 겨울여행 준비 3 - 끼니는 제대로 챙길 수 있을까?
시베리아횡단열차 겨울여행 준비 3 - 끼니는 제대로 챙길 수 있을까?
  • 이진희 기자
  • 승인 2020.01.13 0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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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덱스(yandrx.ru) 검색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신형 열차'(피르멘늬 фирм) 001편의 탑승기를 찾아냈다. 철도 운송및 물류 전문 사이트 https://vgudok.com에 2019년 11월 22일 올라온 글이다.

이 탑승기에 따르면 001편 열차는 모스크바까지 6일 2시간 정도 걸린다. 요금은 기존의 시베리아횡단열차와 단위부터 다르다. 모스크바까지 1등석(CB) 요금은 3만5,000 루블(70만원, 1월30일 출발)이 넘는다. 비행기 티켓은 항공편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이코노미 석 1만5,000루블(30만원), 비즈니스 클래스가 5만4,000 루블(108만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열차를 타는가? 

모스크바행 001편 열차가 19시10분에 1번승강장에서 떠난다는 표시

 

글쓴이는 2층 침대칸(2등석 꾸뻬)의 구조는 기존 열차와 다를 바 없고, 6일간 여행하기에는 불편하다고 적었다. 그나마 내부는 예상 이상으로 깨끗하고 카드 키로 '꾸뻬'의 문을 여닫고, 24시간 운영되는 화장실이 2개 설치돼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또 슬리퍼와 개인 위생용품, 컵홀더, 안내잡지 등이 '꾸뻬'안에 구비돼 있다고 했다.

이런 정도의 서비스라면, 거의 '호텔급'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모든 열차에는 뜨거운 물은 항상 준비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러시아인의 시각에서 보는 편의시설의 수준은 우리와 다르다. 우리 눈 높이는 그네들보다 훨씬 높다. 하긴 크게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없다.  
 

꾸뻬 티켓 구입시 제공되는 개인위생주머니, 안내책자, 뜨거운 물, 컵홀더

 

글쓴이가 산 식품 보관용 가방과 즉석 음식류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식사다. 자칫하면 '하루 한끼'가 아니라, 6일동안 한끼도 제대로 먹을 수 없다는 우려다. 열차내 레스토랑 가격은 턱없이 비싸고, 중간 정차역에서 먹을 만한 음식을 구입한다는 건 이미 지나간 이야기다. 모든 걸 직접 갖고 다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꽤 큰 가방을 새로 구입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티켓 구매시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미리 구매했다. 메뉴는 스탠더드와 채식주의자용으로 나눠져 있었고, 우리는 당연히(?) 스탠더드를 주문했다. 어느 정도 수준의 음식이 나올지 궁금하다.

글쓴이가 준비해간 식품들/사진: https://vgudok.com

 

여행 후 글쓴이의 결론도 다르지 않았다. 시베리아횡단 철도여행에서 제대로 된 따뜻한 음식을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오랫동안 정차하는 비교적 큰 역에서도 열차에서 역사까지 거리는 왜 그렇게 멀지, 또 뜨거운 수프나 만두, 빵을 팔던 아주머니들의 열차 접근도 불가능했다. 이전 시베리아횡단열차 여행기에서 자주 보았던 현지 할머니, 아줌마들의 음식 판매는 아예 차단된 것이다.

지난해 5월 이 코너에 번역해 올린 2016년 9월 여행기를 보면, 열차내 레스토랑의 여성 직원이 꾸뻬를 방문해 주문을 받는다. 쌀밥 비프스튜와 메밀 베프스트가노프 닭고기 메뉴를 제시하면서 선택하도록 했다. 저녁 식사의 경우 꾸뻬로 배달도 가능하고, 직접 식당칸으로 가서 먹을 수도 있다고 했다.

열차내 서비스가 3년 6개월 사이에 또 많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열차에서 제공한 음식/사진:시베리아횡단열차 여행기 중에서

 

2016년 여행기는 또 정차역에서 맛있고 뜨거운 음식을 많이 살 수 있으리라 기대했으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했다. 특히 이르쿠츠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노선엔 음식 판매가 부실했다고 한다. 애초 만두 등 뜨거운 먹을 거리를 파는 할머니와의 만남이 우리 여행의 일부가 될 것으로 생각한 건 착각이었다는 것이다.

모스크바행 001편 열차가 15~20분 정차하는 작은 역에는 90년대식 키오스크(간이 판매대)가 있지만, 제대로 구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여행 가방은 음식물로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다행히 뜨거운 물과 전자레인지가 있으니 언제든지 따뜻하게 먹을 수는 있다. 

신형 열차에는 전자식 정수기와 전자레인지, 식사 주문이 가능한 레스토랑 전용 디지털 기기 등 편의시설이 많이 설치됐다는 소식이다. 신형 열차에 탑승한 뒤 직접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한 뒤 만나는 첫번째 큰 역은 하바로프스크다. 열차가 정차한 플랫폼에서 역사가 보이지 않는다. 누가 이 추운날에 먼 역사까지 가서 뜨거운 수프나 음식을 살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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