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한류를 이끄는 힘은 K팝 동호회, 그리고 커버댄스 열풍
러시아 한류를 이끄는 힘은 K팝 동호회, 그리고 커버댄스 열풍
  • 나타샤 기자
  • buyrussia2@gmail.com
  • 승인 2020.01.15 0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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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아르바트엔 10대 여성들의 커버댄스
한류 동호회도 160여개에 회원은 1,160만명으로 급증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젊은이 거리 '아르바트'에선 한국 아이돌그룹의 K팝 커버댄스를 즐기는 여성 한류팬이 적지 않다. 주말마다 그룹을 이뤄 아르바트 거리에서 커버댄스를 배우고 즐기며 수많은 한국 여행객들 앞에서 '한류 팬'임을 자처한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한 연해주에는 K팝 커버 댄스로 모인 동호회가 1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보스토크 아르바트거리서 커버댄스를 즐기는 10대 여성들/바이러 자료사진

 

한국국제교류재단와 세계한류학회 등에 따르면 한류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K팝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팬 층을 넓혀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류 팬은 전년도(2018년) 300만명(60개 동호회)에서 1,160만명(160개 동호회)으로 300% 가까이 늘어났다. 

러시아의 10∼20대 젊은 층이 환호하는 아이돌은 BTS를 정점으로 EXO, GOT7, 소녀시대, 빅뱅, 샤이니 등이다. 국내에서 열린 세계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에서 러시아 대표가 2016∼2017년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2회 코리아 페스티벌(Korea Festival)'에는 2만5천명의 관람객이 참여해 대성황을 이뤘다.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코리아 페스티벌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정부의 공식 행사로 지정됐다. 

그러나 러시아의 주요 방송국에서는 여전히 K팝이 거의 소개되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와 유럽 출신 인기 가수들이 주를 이룬다. 그럼에도 K팝이 저변을 넓혀가는 것은 유튜브 등 SNS가 있기 때문이다. K팝 팬들은 자발적으로 동호회를 만들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팬 층을 넓고 두텁게 만들어가고 있다. 

한류 동호회는 K팝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영화 등을 소개하면서 러시아어 자막을 제공하기 때문에 한류 확산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초창기에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20∼40대 여성이 한류 팬층을 형성했으나 K팝이 인기를 얻으면서 한류 팬클럽의 평균 연령대는 10∼20대로 낮아졌다고 한다. 

세계한류학회 측은 "러시아 한류는 K드라마에서 시작했으나 K팝으로 넘어가면서 서구 문화의 틈새를 파고든 마니아층이 계속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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