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에 주의해야 할 사기 수법들
늘어나는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에 주의해야 할 사기 수법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1.20 0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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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와 비둘기와 함께 사진찍게 한 뒤 돈 요구, 해변가에 무슨 입장료?

지난해 한국 여행객이 폭증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사진을 찍는 댓가로 돈을 요구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경찰은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자신이 키우는 올빼미와 함께 사진을 찍게 한 뒤 돈을 요구한 23세의 남성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불법상행위금지 규정 위반으로 최대 2,000루블(4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여행객들에게 올빼미와 사진을 찍게한 뒤 돈을 요구한 연해주 주민에게 벌금/얀덱스 캡처 
문제의 유튜브 동영상 캡처

 

이 러시아 남성은 한 한국인 여행자가 지난해 12월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중 신종 사기 수법에 당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여행자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하던 중, 러시아인이 자신의 부모님에게 올빼미와 함께 사진을 찍게 한 뒤 돈을 요구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최근 몇 년간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로 발돋음하면서,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한국인 여행객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현지인들도 늘어났다.

지난해 9~10월 블라디보스토크의 아르바트 거리엔 '올빼미 수법'과 다를 바 없는 '비둘기와 사진찍기' 청년 2~3명이 늘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들도 지나가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비둘기를 손등과 손바닥, 어깨, 머리 등에 얹어 사진을 찍게 한 뒤 돈을 요구했다. 언젠가는 현지 경찰 2명이 이 비둘기 청년들을 검문하기도 했다.

아르바트 거리 비둘기 청년들을 검문하는 현지 경찰/바이러 사진

 

더욱 황당한 곳은 한국 관광객들이 잘 가지 않는 블라디보스토크 외곽에 있는 '유리 해변'이다. 잘게 쪼개진 유리조각들이 해변을 뒤덮고 있어 '유리 해변' 혹은 '글라스 해변'으로 불리는데, 한국과 중국 여행객들에게 입장료를 받고 있다.

기자는 실제로 10월 초순 '글라스 해변'에서 인당 150루블(3천원)의 입장료를 요구한 주차장 관리인과 다투기도 했다. 블라디보스토크 관광시, 이 해변을 꼭 들르는 중국인 버스 단체 관광객들은 인당 30루블(시내버스 요금 28루블) 가량 내는 것으로 파악돼 완전히 '당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유리해변 입구 150루블 표지판
서로 증거를 남기려고 스마트폰 사진촬영을 하는 장면/바이러 사진

 

이같은 황당한 요구들은 현지 사정에 어두운 한국인 여행객, 특히 자유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대개 단체여서 현지인들의 꾀임이나 사기성 요구에 잘 빠져들지 않는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러시아 내무부의 재빠른 대처다. 러시아는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을 보호하기 위해 2월부터 블라디보스토크에 관광경찰대를 운영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경찰대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운영중이다. 

관광경찰대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부당한 돈 요구' 등의 피해를 사전에 막고, 여행 중 애로 사항이나 고충에 대한 상담 업무를 맡는다고 한다. 지난해 무려 30만명 가까운 한국인 관광객들이 찾아간 러시아 연해주에도 관광경찰대가 가능한 한 빨리 업무를 시작하기를 기대한다. 

지난해 연해주를 찾은 전체 한국인 입국자는 30만4천457명이고, 전체 외국인 입국자는 94만1천501명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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