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한 폐렴' 감염 위험도는 한국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러시아의 '우한 폐렴' 감염 위험도는 한국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1.29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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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존스홉킨스 대학의 감염 위험도 예측서 한국은 최상위권, 러시아는 20위권
'한국에 머무는 것보다 러시아로 여행하는 것이 우한폐렴 감염 가능성 낮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우한폐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저가항공사의 중국 노선은 운항이 중단됐고,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유통시설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가는 것마저 회피할 정도다. 심리적 감염 위험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실제로 감염 잠재 위험도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시스템사이언스 및 엔지니어링 센터(CSSE)가 지난 26일(현지시간) '2019-nCoV(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예측 모델링' 결과를 발표했다.

2019-nCoV(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모델링/CSSE 홈페이지 캡처

 

이 결과에 따르면 중국과 인접한 한국은 '우한폐렴' 확산 위험 최상위 국가 23개 중 4번째로 높다. 그러나 중국과 길게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는 20위권에 그쳤다.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한국에 머무르는 것보다는 러시아로 여행하는 것이 '우한폐렴'에 걸릴 잠재 위험이 낮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중국에서 멀리 떨어진 미국(8위)과 캐나다(14위), 프랑스(10위)와 영국(15위), 호주(9위)와 뉴질랜드(17위)보다도 위험도가 낮았다. 

CSSE의 우한폐렴 확산 위험도 추정 자료. 추정치와 보고환자 수 비교/홈페이지 캡처

 

연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예측하기 위해 2009년 창궐한 신종 플루(H1N1 유행성 인플루엔자) 사례 연구에 적용된 '모델'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연구는 도시의 유동 인구와 도시간을 연결하는 항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확산 가능성을 계산한다. 

존스홉킨스 CSSE 발표에 따르면 연구진은 지난 25일까지 발생한 '우한 폐렴' 환자 40여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초기에 중국 본토 밖으로 나간 항공 여행 횟수를 대치시킨 뒤 위험도가 높은 나라 23개국을 선별했다. 감염 위험도가 높은 곳은 중국 우한으로부터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항공) 왕래의 빈도가 잦을 국가일 수 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외국으로 감염시키는 루트가 주로 항공기를 이용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중국 '우한'과 항공 편이 많지 않는 러시아가 감염위험도 순위에서 현저히 낮은 이유다.  

그렇다면 이 예측은 얼마나 정확할까? 연구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예측치가 인접 국가의 실제 환자 발생 수치와 근사값을 갖는다는 점에서 신뢰할 만하다고 주장한다.

26일을 기준으로 한국의 확진자 수는 3명, 모델링 예측치는 4명이었다. 그러나 한국 확진자는 28일 4명으로 늘었다. 또 나라별로 추정한 예상 환자 수/실제 보고된 환자 수를 보면, 태국이 10/8명, 대만 6/4명, 홍콩 4.2/8명, 싱가포르 3/4명 등이다. 실제 확진자가 발생한 13개국 모두 이 연구의 최상위 위험 국가군에 포함돼 있다.

CSSE의 우한폐렴 확산 지도/홈페이지 캡처

 

연구진은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40건의 감염 사례를 타 국가로 내보냈다고 가정했고, 무증상 감염은 고려되지 않았다"며 "무증상 감염이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있는 것으로 판명되면 예측 위험이 과소 평가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26일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1,975명, 의심 환자는 2,68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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