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베리아횡단열차 여행 : 큰 기대를 갖고 떠났다
뉴-시베리아횡단열차 여행 : 큰 기대를 갖고 떠났다
  • 이진희 기자
  • 승인 2020.02.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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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울란우데를 거쳐 노보시비르스크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한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난리를 치는 바람에 러시아에 여행을 가서도 관심이 '우한 폐렴' 에 꽂혔다. 중국과 길게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여행을 가도 '우한 폐렴' 위험에서 괜찮을까? 라는 질문도 적지 않았다. 현지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열차 안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에 부닥쳤다. 글을 쓰는 형태도, 스마트폰을 들고 블로그에 올리는 정도에 그쳤다. 뒤늦게 현지에서 블로그에 쓴 글을 조금씩 손을 봐서 다시 바이러시아에 올린다. 글 쓴 시점을 감안해서 읽어주시길 부탁드린다.

어쩐지 이번 여행은 지금까지 여러 경로로 읽고 들어왔던 기존의 시베리아횡단열차 탑승기와는 다를 것 같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에서 이전에 후기를 남긴 사람들이 탄 열차를 똑같이 탄다면 뻔한 이야기에, 말도 안되는 고생담이 주를 이룰 것이다. 

근데, 사실은 러시아 철도도 그동안 진짜 많이 바뀌었다. 신형 고급 열차도 등장했다. 그 열차를 타면 과거와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고,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이 글을 뉴-시베리아횡단열차 여행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다.

블라디보스토크행 저녁 비행기를 타면 이런 사진도 가능하다.


우리가 탈 열차는 프리미엄(고급형) 모스크바행 신형열차다. 티켓 가격이 기존 열차와는 단위 자체가 다르다. 매월 짝수날(우리는 30일)에만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한다. 

현지에 있는 교민도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탄다고 했더니, "밤 9시 열차인가요?" 하고 물었다. 
"아닙니다. 저녁 7시10분 열차요." 
"녜, 7시 열차도 있지요" 라고 했다. 
7시 열차와 9시 열차의 차이를 모르는 눈치다. 

​뉴-시베리아횡단열차의 여행기가 앞으로 더욱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언제까지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는 걸 고생한다고만 생각해야 하나? 그 인식을 바꿔줄 작정이다. 돈을 좀 더 들이면 되는데.. 

 

S7 항공기에서 내려 공항청사 출국장으로 가는 버스 안. 춥다!​


서울에서 오후 4시 S7항공을 탔다. 그동안 아에로플로트는 타곤 했지만, S7은 처음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일찍일찍 탑승 수속을 하나보다. 늘 그렇듯, 2시간 전(오후 1시50분쯤)에 가서 줄을 섰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늦게 온 것이란다. 그래서 단 둘인 일행과 따로 앉아가야 했다.

물론 미리 모바일로 좌석예약을 하면 되지만, S7항공도 '모바일 체크인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가을 블라디보스톡에서 서울로 오는 제주항공을 현장 체크인 과정에서 좌석을 배정받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좌석은 하루 전날 모바일로 예약하기 바란다. 

그날 해프닝은 또 있었다. 공항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면서 휴대폰을 두고 내렸다. "우째! 이런 일이..ㅠㅠ" 그게 다 나이 탓이라고 미룬다. 

S7비행기는 오후 4시 출발인데, 4시를 훌쩍 넘겨서야 보딩(탑승)을 시작한다. 이런 경우는 대개 그날 항로의 날씨를 감안해 목적지 도착 시간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S7 기내식 샌드위치- 먹다가 중간에 찍었다

 

티켓 가격은 국내 저가항공과 다를 바 없는데, 2시간도 안되는 짧은 탑승 시간에 가내식도 제공됐다. 대신에 기내에 들고갈 수화물은 크기와 무게를 일일이 측정했다. 1인 10kg의 기준을 초과하면 탁송해야(붙여야) 했다. 기내식 샌드위치는 닭고기와 치즈를 선택하게 했다. 음료도 커피와 차, 주스 중에서 선택한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창밖 풍경이 달라졌다. 아마 북한 상공 어디쯤 날고 있을 것 같다. 산악지대에 눈이 드문드문 쌓여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야경

그리고 또 얼마쯤 갔을까? 밝은 불빛이 드문드문 나오더니, 크고 화려한 야경이 눈 아래에 펼쳐진다. 블라디보스크토크다. 옆자리의 현지인 부부가 "끄라시바야!"(아름답다)를 연발한다.

비행기가 남쪽에서 날아왔고, 공항이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북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해도, 화려한 시내 야경을 지나서도 너무 오랫동안 비행하는 것 같아 옆 자리 현지인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오래 가느냐고?" 현지인 왈 "항로가 바닷쪽으로 빙~ 돌아서 활주로에 접근하도록 되어 있단다".

왜? 군사적이든 뭔든 이유가 있겠지.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모항이니까.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짐찾는 곳

 

저녁에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도착하니, 좋은 점도 있었다. 미리 부른 택시가 공항 청사 바로 코앞까지 와 있었다. 
"여긴 못 들어오는 곳 아니냐?" 니깐, "낮에는 안되지만, 밤에는 된단다." 
또 옆에서 익숙한 "딱시! 딱시!(택시)" 소리도 들렸다. 어차피 시내로 들어가는 공항철도는 끊어진 상태이니, 여행객은 얀덱스 택시든, 일반 택시든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공항 환전소에서 앞자리의 젊은 여성 2명이 "얀덱스 택시를 부르면 시내까지 얼마쯤 나오느냐?"고 물었다. 1,000루블 좀 더 나올테지만, 그 여성들이 급한 마음에 딱시! 를 잡아타면 낭패를 볼텐데.. 걱정하며 시내로 들어왔다.

 

해물라면. 대게 다리와 곰새우, 홍합 등을 넣고 끓인다. 라면은 결국 국물맛 아니겠는가?


지난번 블라디보스톡 여행에서 가장 나은 한인 게스트하우스로 소개했던 "블라썸"에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 해물라면에 생맥주 한잔씩을 시켰다. 대게 다리와 곰새우가 들어가 특유의 국물 맛을 내는 블라디보스톡 별미 라면이다.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잠자리에 드니,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여행 첫날은 아직 러시아 근처에도 못 가본 듯하다. 진짜 여행은 내일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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