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뻬치까' 최재형 선생의 손자 최 발렌틴 스키사고로 사망
연해주 '뻬치까' 최재형 선생의 손자 최 발렌틴 스키사고로 사망
  • 김진영 기자
  • buyrussia1@gmail.com
  • 승인 2020.02.16 0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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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해주에서 항일 독립운동에 앞장선 '페치카' '최재형(1860∼1920년) 선생의 손자 최 발렌틴이 불의의 스키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서 치료를 받다가 끝내 14일 사망했다. 향년 83세.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재형 선생 유족 대표이자 러시아의 한국독립유공자후손협회 회장으로 활동해온 최 발렌틴이 14일 오후 치료를 받던 모스크바 병원에서 별세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큰 딸이 사는 독일에서 스키를 타다가 사고를 당한 뒤 응급 수술을 받고 지난 7일 모스크바 시립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 왔으나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했다. 구소련 시절 항공분야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면서 '스키광'으로도 유명했다. 고려사람(https://koryo-saram.ru)에 따르면 최 발렌틴은 모스크바 알파인스키 대회에서 여러번 우승했다고 한다. 

 

최 발렌틴은 최재형 선생 3남의 아들로,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쉬꼴라(초중고교)를 졸업한 뒤 바우만 공대를 거쳐 구소련 항공산업의 핵심부서인 경금속합금연구소 Всесоюзный институт лёгких сплавов (ВИЛС) 에서 30년 이상 근무했다. 남긴 출판물과 논문, 특허 등이 60여건에 이를 정도로 뛰어난 기술-과학자였다. 

구소련의 붕괴 이후 '러시아 고려인' 월간신문 기자, 카자흐스탄 고려일보 모스크바 주재 기자 등으로 활약하면서 한국 문제에 관한 기사를 수백개 썼으며, 에세이도 실었다. 모스크바의 러시아독립유공자후손협회 회장으로 20년 가까이 활동했다.

그의 '조부' 최재형 선생은 지난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연해주 항일독립운동이 다시 조명을 받으면서 연해주 항일운동의 '대부'로 칭송받았다. 1919년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초대 재무총장을 지낸 최 선생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는 최재형 선생이 순국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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